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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현금창출력·재무건전성 약화 [Company Watch]2분기 에비타 전년比 32% 감소… 순차입금 8000억 증가

정호창 기자공개 2016-07-29 08:59: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7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의 재무 건전성이 올들어 계속 약화되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제품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현금 창출력은 감소한 반면 설비투자(CAPEX) 등 현금 유출은 늘어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말 1조 원 가까운 순현금을 보유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차입금을 웃도는 순현금 시대를 열었으나, 반년 만에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을 9200억 원 이상 웃도는 상태로 역전됐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3조 9409억 원의 매출을 통해 45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 1분기에 비해 매출이 7.8%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9.4% 감소한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15% 줄었고, 영업이익은 67.1% 급감했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1조 5780억 원 수준을 기록하는데 그쳐 1분기보다 4% 정도 하락했다. 2조 3230억 원을 거뒀던 지난해 2분기 실적과 비교할 경우 감소율이 3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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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IT 경기 위축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이 전 분기보다 11% 하락했다.

현금 창출력이 감소했으나 현금 유출 규모는 전보다 늘면서 2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직전 분기보다 80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3월 말까진 차입금 규모가 현금성 자산을 1200억 원 가량 웃도는 데 그쳤으나, 6월 말엔 차이가 9200억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설비투자(CAPEX) 등 유형자산 취득에 1조 6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지출된데다,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배당금 지급에 3530억 원의 자금이 소요돼 2분기에 2조 원 가량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탓이다. 이 때문에 1분기 말 기준 4조 2000억 원이 넘던 현금성 자산은 3조 4000억 원 수준으로 19% 이상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조 원이 넘는 에비타를 바탕으로 4조 800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자산을 쌓아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 보유액이 1조 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재무 건전성을 자랑했다. SK하이닉스의 재무상태가 '순현금'을 기록한 것은 1983년 상호를 국도건설에서 현대전자산업으로 바꾸고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래 지난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올들어 재무상태가 다시 역전되며 SK하이닉스의 '순현금 시대'는 1년 만에 저물게 됐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황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아 당분간은 차입금 축소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관련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1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이 메모리 반도체 주문을 늘리며 3분기 성수기를 대비해 재고 축적에 나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IT 경기 부진이 해소됐다고 보기엔 어려워 비수기인 4분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예상대로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익을 거둘 경우 연간 에비타는 6조 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양산공정 등에 올해 6조 원 가량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흐름에 여유가 없는 셈이다. 올해 차입금 축소 등을 통한 눈에 띄는 재무 건전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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