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 국세청 추징금 일부 돌려받는다 2년前 특별세무조사, 500억 추징..심판원 "커미션 비용처리 인정"
김장환 기자공개 2016-07-28 08:08:48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7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가 2년 전 국세청 세무조사를 거쳐 낸 거액의 추징금 중 일부를 돌려 받을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이 해외 현지법인에 제공한 커미션을 주재원 인건비에 포함시켜 본사 차원에서 비용 처리한 것과 다양한 이유로 지출된 리베이트 비용을 모두 접대비로 처분한 것이 잘못됐다고 판단, 부과한 추징금을 두고 조세심판원은 '정상 참작 요인'이 있다고 봤다.27일 세무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포스코대우가 지난해 초 제기한 심판청구를 두고 최근 일부 사안에 대해 '기각', 또 일부 사안은 '경정' 결정을 내렸다. 2014년 중순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거쳐 그해 11월 약 500억 원대 추징금을 부과 받은 포스코대우가 이에 반발해 심판청구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조세불복 절차였다.
이번 불복절차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포스코대우 현지법인이 거래처에 제공한 중개료를 인건비로 판단해 본사 차원에서 비용 처리한 것과 관련 업무와 연계된 비용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아울러 포스코대우가 현지 법인에 제공한 대여금을 업무무관가지급금으로 책정하는 게 옳은 지, 그리고 현지 법인 발생 손실 중 '접대비'로 처분한 내역이 적정한지 등이 문제가 됐다.
우선 국세청은 2014년 포스코대우 세무조사를 거쳐 해외 22개 소재 국가에 설립된 현지법인 파견 직원들에게 직접 지급한 인건비를 '업무와 연계된 비용'으로 회계처리한 것이 잘못됐다고 봤다. 현지법인이 직접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신 짊어진 것이기 때문에 '업무무관비용'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비용에는 현지 법인이 커미션 형식으로 거래처에 제공한 금액도 포함됐다.
또 포스코대우가 2009년~2012년까지 약 1600개 거래처에 지급한 거액의 커미션 회계처리를 잘못 해왔다고 판단했다. 관련 커미션 내역 중에는 국영선사 여객기 수주를 목적으로 현지 대통령 측근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자금을 준 내역이 포함돼 있었다. 포스코대우는 이를 대부분 접대비로 처리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 고객에 납품한 제품의 하자가 발생하자 제조사에 책임을 묻지 않고 이로 인한 손실액 상당수를 직접 짊어졌던 것으로 세무조사 결과 드러났다. 중국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고객사에 납품한 빌릿(billet) 제품에서 발생한 대규모 하자 문제였다. 이 역시 '접대비'로 올렸다.
접대비는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이 가능한 항목이다. 반면, 리베이트 목적의 단순 커미션일 경우에는 이를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해 '손금불산입' 하는 게 정상적인 회계처리 방식이다. 손금불산입은 한 마디로 세법상 비용으로 처분할 수 없는, 돈을 썼어도 세금을 내야 하는 내역이다. 따라서 업무상 무관한 비용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게 세금 정산에서 상당히 중요한 잣대가 된다.
국세청이 이를 두고 대규모 추징금을 부과하자 포스코대우는 이의신청을 거쳐 곧바로 조세불복 절차에 돌입했다. 포스코대우는 국세청이 적발한 거래처 지급 커미션이 모두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비용이란 점을 적극 주장했다. 안전한 거래, 미래 일감 등을 위해서는 지급이 불가피했던 비용이고, 또 이를 통해 그만큼 이익이 발생했다는 게 기본 입장이었다. 종합상사의 '에이전트'로서 업무를 국세청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세금이란 주장도 펼쳤다.
조세심판원은 포스코대우의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세액을 일부 돌려주라는 취지의 '경정' 결정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의 매출 활동이 본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하고, 또 해외 현지 법인들의 운영자금으로 지급된 내역들이 상당수여서 이를 모두 '손금불산입'해야 한다는 국세청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커미션 역시 수익과 연결된 행위였기 때문에 모두 영업과 관련이 없는 비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조세심판원이 이외에 쟁점들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대우인터내셔널이 돌려 받을 수 있는 세금 규모는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세청이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는 비용으로 보지 않은 해외 파견직원들에 대한 인건비와 제품 하자에 따른 손실액 처리 문제, 그리고 거래처 및 임직원 커미션 문제에 국한해 경정 결정이 난 것일 뿐이기 때문에 반환해야 할 추징금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