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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운용 "헤지펀드다운 헤지펀드 키운다" [신생 헤지펀드 분석] 보기드문 정통 채권형펀드…엄격한 리스크 관리로 절대수익 추구

김기정 기자공개 2016-08-01 11:29:50

[편집자주]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46개이던 헤지펀드 수는 133개까지 늘었다. 신생 헤지펀드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매니저들에 대한 정보는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신생 헤지펀드의 운용철학과 전략에 대해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8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자산운용의 첫 헤지펀드는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상품은 아니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 진출 문턱이 대폭 낮아지면서 재야고수부터 이름이 알려진 투자자문사까지 우르르 진출하자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흥국자산운용의 헤지펀드는 조용하고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첫 상품이자 유일한 상품인 '흥국재량투자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의 현재 설정액은 2693억 원. 지난 4월 중순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26일 기준 설정 이후 수익률은 1.66%로, 초기 제시했던 목표 수익률인 '연 시중금리+100bp'를 이미 충족시켜 최근 소프트클로징에 돌입했다. 나중에 투자에 나선 수익자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펀드는 듀레이션(Duration), 커브(Curve), 섹터(Sector) 등 채권 운용에서의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플러스 알파'를 창출하는 펀드다. 주식 롱숏 등에 편중된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채권 운용에만 올인하는 상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벤치마크 듀레이션은 최소 -0.25에서 최대 1.5이고, 투자 대상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신용등급은 각각 AAA와 A1으로 비교적 높다. 리스크 관리가 상당히 엄격한 셈. 대신 레포(Repo)와 대차매도는 각각 최대 순자산(Nav)의 200%, 100%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주로 금리 방향성과 듀레이션, 크레딧 등을 단순 활용해 성과를 내는 보통의 채권형 펀드와 달리 오로지 운용의 묘로만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박형태 흥국자산운용 팀장
운용은 박형태 팀장(사진)이 전담하고 있다. 2001년 동부화재 일반계정운용부에서 채권 운용역 생활을 시작한 박 팀장은 지난 2014년 흥국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후에도 줄곧 채권 운용을 맡아왔다. 흥국자산운용의 간판 펀드이자 국내 대표 공모 채권형 펀드인 '흥국멀티플레이4호',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헤지펀드다운 헤지펀드를 키우겠다"는 게 박형태 팀장의 목표다. 위험을 헤지(Hedge)해 절대수익을 달성하는 헤지펀드의 본령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브렉시트를 앞두고 파운드화 숏(Short)에 '올인'하는 전략은 진정한 의미의 헤지펀드와는 거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박 팀장은 모든 전략에서 위험을 헤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5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의 차이가 지나치게 커, 향후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이에 배팅한다면 반대로 1년물과 5년물의 금리차는 벌어질 것이라는 쪽에도 배팅을 해놓는 식이다. 5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좁아지면 1년물과 5년물의 금리차도 좁아지는 게 통상적이지만 시장이 예측과 반대로 흘러갈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박 팀장은 "리스크 관리가 지나치게 엄격한 게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수익자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절대 수익을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전략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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