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건 다 대형사 탓입니다"얼마 전 A보험사가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 B보험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배타적사용권 승인 심의에 참여한 대형 보험사 임원이 A보험사의 상품에 턱없이 낮은 점수를 매겼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B보험사도 A보험사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말을 맺었다.
더 깊이 취재를 하면서 깜짝 놀라게 된 것은 B보험사 관계자가 유독 극단적인 의견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많은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들이 이와 유사하게 배타적사용권 승인 심의를 신뢰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보험업계의 '특허권'으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개발한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과거에는 실질적 혜택 없이 절차만 복합하다며 시큰둥해하는 보험사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목을 매는 보험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보험 상품 개발 자율화 덕에 개발할 수 있는 신상품도 많아진데다 독점 판매 기간도 최장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난 덕이다.
문제는 배타적사용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승인 심의 과정의 불공정성·불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배타적사용권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생명·손해보험협회 각각의 신상품심의위원회에 대형 보험사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 활동하는 대형 보험사 임원들이 경쟁사 상품을 중립적으로 심사하고 있는지 논란과 의혹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신상품심의위원회는 배타적사용권 심사 과정을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면서 이 같은 공정성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신상품심의위원회는 배타적사용권 승인 여부만 외부에 공개할 뿐 어느 심사위원이 어떤 점수를 매겼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실패한 보험사가 의혹을 품기 쉬운 구조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런 의혹 탓에 최근 활성화된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 열기가 식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은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상품 개발 역량을 고취시키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배타적사용권 심사가 대형 보험사의 짬짜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업계 전반에 뿌리내릴 경우 중소형 보험사들이 아예 경쟁을 외면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반적인 상품 개발 역량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서는 금융감독원도 스스로 검사 세부사항을 공개하는 등 피검기관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 감독·심의기관이라 할지라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인 받는 것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 된 것이다. 생·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도 눈과 귀를 닫은 채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스스로 나서 외부와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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