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KGB택배, 화학적 결합으로 시너지 노린다 경영관리·지원조직 등 협업, 운영조직도 통합 예정
김성미 기자공개 2016-08-03 08:22:5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운영되던 로젠택배와 KGB택배가 경영 효율화를 위한 화학적 결합에 나섰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5월 KGB택배를 인수해 몸집 불리기에 나름 성공했다. 올해는 사업 시너지를 도모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가 본사 경영 차원에서 KGB택배와의 사업 시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본사의 경영관리 및 지원조직은 협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분리돼 있는 운영조직 등도 통합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합병 후에도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로젠택배 관계자는 "로젠 직원이 KGB택배 업무와 겸직을 맡는 등 인력 공유도 진행되고 있다"며 "지점 통합은 해당사항이 없으며 아직은 경영 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인력을 겸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로젠택배와 KGB택배간의 실제 사업 통합은 실무적으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다른 택배회사와 달리 대리점 방식의 영업활동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전국의 지점은 본사 직영체제가 아닌 각 지점장의 개인 사업 형식으로, 지점장은 담당 구역에서 영업을 하고 본사에 수수료를 내면 된다.
양사가 실제 사업을 통합하게 되면 지점끼리 경합하고 겹치는 지역이 상당수가 될텐데, 수익이 줄어들거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여기는 지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KGB택배 협의회는 로젠택배와의 합병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이미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본사는 향후 지점 간 협업 및 터미널 공유 등이 사업 시너지를 가져올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점 간 통합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현재의 체제를 유지할 경우 각 지점의 영업력 확대는 서로의 물량 뺏기가 될 수 있는 탓이다.
택배 시장점유율 7~8%로 4위 자리를 유지하던 로젠택배는 KGB택배를 인수해 단숨에 11%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업계 2위인 한진택배(12.7%)와 현대로지스틱스(12.5%)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점유율 방어 및 확대를 위해선 양사의 사업 시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는 로젠택배가 KGB택배 인수로 외형 확대에 성공한데 이어 사업 시너지를 노리는 이유로 '새 주인 찾기'를 꼽았다. 올해 초 매물로 나온 로젠택배의 매각이 지난 6월 미국 UPS의 인수 불참 결정으로 최종 무산됨에 따라 매각자인 베어링PEA는 지난달 다시 인수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택배는 인수합병(M&A)의 발목을 잡던 물류센터도 확대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인수전이 무산되자 로젠택배는 두 번째 물류센터인 남대전센터를 이달 서둘러 개장한다.
한편 KGB택배가 추진하던 충북 청원의 복합산업단지 조성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2년 말 물류와 생산기능이 복합된 산업단지를 꾸린다는 사업 계획을 세우고 2014년 승인고시도 받았지만 현재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크다는 전언이다.
로젠택배는 KGB택배가 연결실적에 잡히면서 2014년 말 264억 원에 이르던 부채는 2015년 말 606억 원으로 증가, 부채비율이 64%에서 134%로 상승했다. 2013년부터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KGB택배의 실적 부진이 로젠택배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KGB택배의 충북 청원 복합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당장 실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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