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넥센히어로즈'의 리테일 채권 판매 실험 프로구단, 리테일 자금 조달 첫 시도…개인자산가 자금 여력 확대 영향
이충희 기자공개 2016-08-12 10:54:54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0일 14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야구 구단 넥센히어로즈(법인명 서울히어로즈)가 개인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려던 유동화 채권 발행이 끝내 무산됐다. 이번 유동화 채권은 KBO의 구단지원금, 고척돔 광고·관중수입 등 넥센 구단이 장래에 거둬들일 매출을 담보로 잡아 150억원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장석 대표의 사기, 횡령 혐의가 불거지며 사업이 전면 취소됐다.지금까지 히어로즈가 발행한 비슷한 유형의 유동화 채권에는 모두 기관들이 투자해왔다. 이번에 계획했던 리테일 대상 채권 발행이 성공했다면 국내 프로야구 시장에서 새로운 자금 조달 경로를 만드는 사건이 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프로구단이 채권 투자 형태로 개인자산가 자금을 지원 받았던 적은 없었다.
히어로즈가 개인자산가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은 그만큼 이 시장에 잠재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으로부터 자금 지원이 없는 독립구단 히어로즈는 채권발행, 유력 선수 트레이드, 스폰서십 체결 등 다양한 경로로 구단 운영비를 마련해 왔고 이번에는 리테일 투자시장을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로 보고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실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최근 강남권 고액자산가들은 5% 내외 금리가 예상되는 금융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기관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부동산 채권펀드, 기업 M&A 펀드에도 개인들의 자금이 흘러들고 있다. 이번 히어로즈 유동화 채권의 이자율도 3.5~5% 수준이어서 개인들에게 매력도가 높았다.
히어로즈 구단 입장에서는 계획했던 150억원대 자금 조달이 막혀 앞으로 빠듯한 살림살이를 꾸려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5년 서울히어로즈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히어로즈 구단이 2018년까지 갚아야 할 차입금은 150억원이다. 당장 올해 71억원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장석 대표 사태가 정리되지 않는 한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상당히 애를 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히어로즈의 리테일 판매 실험이 실패로 끝나자 자금 조달 저변을 넓히려던 프로야구와 증권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온다. 첫 시도부터 불발로 끝나 당장 프로구단 유동화 채권의 리테일 판매 재개를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유동화 채권 판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 계기는 히어로즈 구단 오너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라며 "구단주와 고소인 간 지분 관계, 사기 및 횡령 여부 등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히어로즈 구단의 리테일 대상 채권 판매나 기관 대상 채권 만기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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