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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늪' 대한항공, 헤어나올 수 있나 [Deal Story]한진해운 법정관리시 4300억 손상차손…영구채 발행도 실패

임정수 기자공개 2016-10-04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9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3억 달러 규모로 추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실패로 결론났다. 한진해운 지분과 신종자본증권 손상 차손에 따른 재무상태 악화를 방아하기 위해 자본성 조달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리가 지나치게 높았다. 발행 재추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투자자 간 기대 금리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한진해운 법정관리 준비 '자본성 조달' 시급

대한항공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택한 이유는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보유 지분과 신종자본증권 등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유상증자 과정에서 400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또 한진해운이 발행한 2200억 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취득한 자본성 증권만 62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한진해운 영구 교환사채(EB)에 차액정산(TRS) 계약까지 제공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한진해운 지분과 신종자본증권에서 3914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바 있다. 상반기 순손실 규모와 일치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추가로 4300억 원어치의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추가적인 재무상황 악화가 불가피하다. 상반기에도 손실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1208%까지 치솟았다. 한진해운 관련 손실 부담으로 6개월 만에 2조 3000억 원이던 자기자본이 1조 93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한 탓이다.

한진해운이 하반기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자기자본이 1조 5000억 원으로 줄어든다. 부채비율은 150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손상차손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분 희석 부담이 없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 발행사 VS 투자자, 기대금리 격차 심해…발행 실패로~

하지만 자금 조달 여건은 대한항공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투자자들이 조달 금리와 투자 수익률 사이에서 시각 차가 커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결국 실패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최대 7% 수준을 기대했지만 투자자들은 그 이상의 금리가 아니면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대한항공이 발행을 추진한 신종자본증권의은 3년 후에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최대 5%의 추가 금리가 붙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실질 만기를 3년으로 간주한다.

대한항공(BBB+, 부정적)의 3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는 5% 초반 수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기업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BBB0로 매겨진다. BB0 등급 회사채 민평금리를 반영하면 대한항공의 3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이 평가 금리는 7% 선이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종자본증권 적정 평가금리는 7%대 후반으로 상승한다. 발행금리가 1%만 상승해도 연간 30억 원 이상이 비용 부담이 추가로 증가한다. 발행금리가 8%로 결정되면 연간 250억 원 규모의 이자 부담이 발생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재추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투자자 사이에서 금리 기대치 수준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해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 가능성이 사라지더라도 보유 지분과 신종자본증권 손상차손으로 신용도 악화가 예상된다"면서 "3분기 실적 개선으로 신용도 악화를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의 시각이 제기된다. 8% 수준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경우 부채비율은 당장 1000% 밑으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실질 차입금이 증가하고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면서 "고금리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재무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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