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20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엔 정말 우리은행 민영화가 되긴 될 모양이다. 응찰후보들에게 절대 공개될 수 없는(또는 공개되면 안되는) 최소매각가격을 충족하면서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율을 20% 아래로 떨어뜨려야 하는 난해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지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간담회는 흡사 '예비 대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같았던 모양이다. 당국은 몇개 투자자들이 가시권에 들어있는지 이미 파악을 끝낸 듯 하고, 투자자들도 얼마를 써야 커트라인을 넘기는지 이미 알아챈 듯한 분위기라고나 할까.
간담회를 주재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번엔 반드시.." 다짐이라도 하듯 민영화 의지를 연신 강조했다 한다. 이미 알려졌고 그리 될 것으로 미래의 과점주주들이 기대하는 내용들, 가령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간의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 해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운영 보장 등의 내용을 고위 당국자의 입으로 직접 들으니 투자자들로선 마음이 더 설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민영화 입찰이 완결되면 장부가(Book Value) 대비 44%에 불과한 주가가 신한지주 마냥 곧장 70%까지 수직상승할 것 같은 기대감이 있으리라. 아니 KB지주 수준인 P/B 0.55배 까지만 올라도 그게 어딘가. 우리은행 현재 주가에 민영화 프리미엄이 곧장 20% 붙는 셈이다.
하지만 누구도 장담할 순 없다. 이미 실패로 돌아갔던 수차례의 민영화 입찰에서 당국이 시장에 남긴 불신의 잔영이 짙다. 한번은 중국 자본의 낙찰 가능성을 우려해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해 유찰시켰다는 의혹을 샀다. 또 한번은 본입찰을 마감한 이후에 최소매각가격이 바뀌어, 가시권에 들었던 투자자들이 대거 탈락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입찰에 앞서 투자자들이 일체의 의구심을 품지 않게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리라 본다. 아무리 예상 커트라인을 알아챘다 해도 그 가격이 우리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조그마한 의심이라도 생기면 실제 그 가격을 적어내기 쉽지 않다.
작은 의구심조차 협조게임 상황을 무위로 만들 수 있다. 명시적이고 구속력 있는 공약 하에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참여자들간에 대놓고 협업할 수 없는 입찰이란 게임이라면 실제 난이도는 보여지는 것보다 더 높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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