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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창성 "초심 잊지 않는 스타트업 동반자 되겠다" [thebell interview]②"컴퍼니빌더 역할 충실, 내부 인재 양성에도 주력"

신수아 기자/ 류 석 기자공개 2016-10-25 08:19:5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1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를 딛고 일어선 더벤처스가 두번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초심을 되짚어 묵묵히 한발을 내딛고 있는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호창성 대표(사진)는 "처음 세웠던 철학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며 운을 뗐다. 이어 "소위 '스펙'보다 '사람'을 보고 투자하려 했다"며 "실제 지방 소도시에서 올라와 창업한 팀, 학벌보다는 사업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지닌 팀 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스타트업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호 대표의 이 같은 신념은 미국에서 창업했던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고 한다. 창업 아이디어와 사업성에 확신이 있었지만 아무런 네트워크도, 배경도 없었던 동양인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 주는 엔젤 투자자는 없었다. 미국의 주류 사회(inner circle)에 속한 사람들은 단지 피부색, 학벌 등을 이유로 비교적 손쉽게 투자자의 마음을 사곤 해, 때론 서러운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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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스스로 남들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인정해주는 사람을 찾긴 쉽지 않았다"며 " 투자업도 비즈니스인 만큼 타인은 보지 못하는 영역, 하지 않는 분야에서 투신한 사람들을 발굴하고 여기에서 보람을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호 대표는 2007년 미국에서 동영상 전문 사이트 비키(Viki)를 창업했다. 비키는 현재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다.

더벤처스는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라는 사업 모델을 지향한다. 이는 아이디어의 실현부터 회사의 성장까지 생사고락을 같이 하는 동반자의 개념과 비슷하다.

호 대표는 "제품도 명확하고 후속 투자에 대한 전략 지원이나 비즈니스 개발에 대한 멘토링만 곁들여지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팀이 전통적으로 가장 좋은 팀인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예를들어 1인 창업자가 만들어 극초기 단계지만 조직적인 지원만 충분하다면 업계 내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도 분명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더벤처스가 손을 내밀고 싶은 회사가 바로 이런 곳이다.

최근 사건을 겪기 전까지 더벤처스는 총 32개의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약 80억 원에 이른다. 모두 호 대표의 사재에서 출연됐다. 특히 2014년 투자했던 10개 기업의 성과는 도드라진다. 이들 가운데 2개 스타트업은 M&A에 성공했으며, 나머지 5개 기업은 시리즈 A의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더벤처스는 가능한 후행 투자를 직접 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필요한 멘토링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기단계를 지난 스타트업의 경우 소위 그로쓰(growth) 단계에 특화된 전문 벤처캐피탈에 맡아 인큐베이팅하는 것이 스타트업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믿는다.

추가적인 펀드레이징을 통해서 운용 자산을 키울 계획도 현재로는 없다. 호 대표는 "무작정 운용 자산을 늘리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다보면 자칫 우리의 초심이 훼손될 수 있다"며 "더벤처스 내에 유능한 컴퍼니빌더 인력이 우선 양성되어야 고민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공략은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은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앞서 더벤처스는 올 초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의 물꼬를 틔웠다. 내달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투자와 관련한 탐방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은 아직 걸음다 단계고 아직까지 성공 사례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 도전해야만 하는 부분"이라며 "지속적인 성공과 실패를 거쳐 노하우가 쌓이는 만큼 한 발이라도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어 개척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의 멘토라면 놓치지 말아야하는 부분이라고 그는 믿고 있었다.

이어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 다음으로 창업 생태계가 잘 구축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당장 어떤 성과를 내겠다기 보다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투자 혹은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공감대를 쌓아나가는 데 첫 목표를 두고있다"고 말했다. 실제 9500만 명에 달하는 베트남 인구는 한국의 2배 수준. 평균 연령(30.8세)이 한국(41.1세)보다 약 10세 가량 낮아 전반적으로 젊고 역동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특히 1990년 이후 7% 수준의 연간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자도 3000만 명에 달한다.

호 대표는 "베트남에 이어 인도로 보폭을 넓혀갈 생각이다"며 "중국만큼 큰 소비시장 이지만 IT나 모바일 분야의 장벽도 높지 않고 미디어·콘텐츠·SNS 분야에서 개방적인 만큼 실력 있는 국내 스타트업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국가"라고 덧붙였다.

아직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타격받은 이미지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힘든 시간을 자양분으로 더벤처스는 더욱 단단해졌다.

호대표는 "더벤처스도 회사 자체는 아직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직을 키워나가고 시스템을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고 좋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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