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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페의 성장 변곡점 '엄태균 오너십' 04년 최대주주 등극···10년 새 매출 5배·잉여금 10배 급증

박창현 기자공개 2016-11-03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31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화 브랜드 '미소페'로 유명한 비경통상이 엄태균 오너십을 발판삼아 빠르게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급했던 신사옥 투자 탓에 잠시 휘청거렸지만 엄태균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2004년 이래 안정적인 성장 행보를 보이면서 매출 750억 원의 금자탑을 쌓았다. 10년 넘게 회사 경영을 책임진 엄태균 대표 등 오너 일가가 고속 성장에 따른 과실을 향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경통상의 역사는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ISOPE상사'라는 사명으로 첫 발을 내딛은 비경통상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제화 영업에 나섰다. 1998년 들어서 드디어 비경통상으로 법인 전환된다. 1999년과 2000년에는 집중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서며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비경통상은 지난 2001년 회사의 명운을 바꾼 의사결정을 내린다. 바로 성수동에 신사옥 건립을 결정한다. 곧바로 후속 투자가 이어졌다. 신사옥 토지와 건물 장부가만 각각 13억 원, 12억 원에 달했다. 최소 장부가격 이상의 자금 투입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금은 상당 부분 차입을 통해 충당했다. 신사옥 투자 시점인 2002년 비경통상은 차입금 총액이 27억 원에서 38억 원 원으로 10억 원 이상 증가한다. 신규 대출 대부분이 단기 차입금이었다.

비경통상은 연간 1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었던 만큼 현금 창출력을 밑천으로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듬해 매출이 역성장(161억 원→155억 원)한 데다 영업손익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상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차입금은 40억 원까지 늘었고, 이자 비용도 3억 원에 달했다. 그 때는 비경통상 순이익이 10억 원도 채 안되던 시기라 해당 이자 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2004년 비경통상 재무와 지배구조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먼저 신사업 토지와 건물을 총 39억 원에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비경통상은 이 자금 중 25억 원 정도를 차입금 상환에 곧바로 썼다. 그 결과 차입금 잔액도 14억 원까지 줄었다.
비경통상

지배구조도 완전히 바뀌었다. 영업에 집중하고 있던 엄태균 대표가 기존 최대주주였던 서경진 씨 지분 35%를 매입하면서 1대주주로 등극한다. 이후 추가로 엄상건 씨 지분 25%도 매입하면서 독자 지배체제를 구축한다. 이 거래로 비경통상은 엄태균 대표와 아내 나은숙 씨(20%), 처남 나병준 씨(20%)가 지분 100%를 가진 오너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책임 경영 시스템이 구축되자 비경통상도 안정적인 성장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다. 엄태균 체제 첫 해부터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더니 이듬해인 2005년에는 설립 후 최초로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 주력 유통망인 백화점 수가 계속 늘면서 덩달아 미소페도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 2008년 매출 300억 원을 넘어섰고, 2009년에는 매출 505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대표 제화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면서 외형 성장은 물론 내실까지 챙기게 된다.

2011년 이후 줄곧 600억 원 대 매출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매출 75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영업이익도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47억 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2012년과 2013년 연이어 수익이 줄었지만 다시 2014년 40억 원 대 수익성을 회복했다. 작년에도 47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큰 자금 지출 없이 순이익 계속 쌓이면서 배당 재원이 되는 잉여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4년 처음 엄태균 대표가 최대주주에 등극했을 때만 해도 비경통상 잉여금은 14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잉여금 총액은 161억 원에 달하고 있다.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과실은 온전히 엄태균 대표 등 오너 일가의 몫이다. 엄태균 대표와 그 가족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주주들은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받았다. 주당 배당금은 2만 원, 총 배당금액은 8억 원이었다. 이 배당으로 엄 대표가 4억 8000만 원, 나은숙 씨와 나병준 씨가 각각 1억 6000만 원 씩을 가져갔다.

비경통상 관계자는 "미소페는 주로 백화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백화점 수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회사 외형도 덩달아 커졌다"며 "다행히 백화점 입점 매장들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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