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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경제 살얼음판…비상체제 전환한다" 미 대선 발 리스크 요인 커진 탓…비상상황실 가동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정용환 기자공개 2016-11-07 11:17:33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7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국내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음을 인식하고 현 시점부터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연초부터 지속된 미국 금리인상, 유럽은행 부실문제, 브렉시트 등의 대외리스크에 최근 미국 대선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이 가중된 데 따른 결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일 오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은 여리박빙(如履薄氷)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오늘부터 금융위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비상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비상대응체제는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여지는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 확대에 따른 대응조치다. 최근 미국 대선 판도에서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IB(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S&P500 지수가 13%까지 빠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점검회의에는 금융당국 내 거의 모든 관계부처장이 소집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 금융투자협회장, 생명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장, 여신금융협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금융연구원장, 자본시장연구원장, 보험연구원장 등이 한 자리에 모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들도 회의를 참관했다.

정부는 7일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비상상황실을 가동키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비상상황실의 반장을 맡는다. 비상상황실은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 같은 관계기관과 정보공유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필요시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안정화 조치를 즉시 시행한다.

임 위원장은 이날 우리 경제 및 금융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나 이를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재정건전성이나 외환건전성 및 금융 시스템 안전성 등의 여건이 훨씬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GDP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35.5%로 OECD 31개국 중 4위이며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임 위원장은 "2016년의 한국 경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자체가 붕괴됐던 1997년의 위기나 외환부문 취약성이 두드러졌던 2008년 위기 상황과는 다르다"며 "그 어느 때보다 양호한 세계 최상위권의 재정정책여력과 외환, 금융건전성 등 튼튼한 기초체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등 대내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쓸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취약한 리스크 관리가 우려되는 일부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특별 현장검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기업구조조정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엄정한 손실분담'의 원칙을 확고히 지켜나가되 실물경제 전반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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