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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신용등급 소멸...회사채 조달 중단 자본시장 소통 창구 제한...등급 유지 '현대차'와 대비

이길용 기자공개 2016-11-16 13:37:3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5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우량 기업으로 분류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이 소멸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활발하게 회사채 조달을 이어가는 곳이 사실상 전무하게 됐다. 자본시장과 소통 창구가 갈수록 좁아진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시장과 소통을 위해 극강의 재무구조를 보유하고도 회사채를 발행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7일 2000억 원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회사채 발행 계획이 전혀 없으며 이를 현금으로 상환할 방침이다. 17일 이후에는 상환할 회사채가 없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소멸된다.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정하고 있다. 초우량 회사채 발행사가 사라지면서 투자자와 신용평가사 등 채권 투자와 관련된 참여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번에 만기가 도래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회사채는 2011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발행했던 7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중 일부 트렌치다. 당시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5000억 원과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3년물은 2014년 상환했으며 5년물은 이번에 현금으로 대응한다. 발행 당시 신용등급은 AA였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합병되면서 발행했던 회사채의 신용등급도 AA+로 한 노치 상향됐다. 신용도 개선과 함께 대규모 회사채 조달을 기대하는 곳들이 많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7일 이후로 회사채 시장에서 퇴장한다.

극강의 재무구조를 갖춘 삼성디스플레이는 회사채 조달이 없어도 될 정도로 재무적 버퍼가 충분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순현금이 지난해 말부터 8조~9조 원을 유지할 정도로 현금이 넘치는 회사다. 다만 비상장사이고 이번에 신용등급마저 소멸되면서 자본시장과 소통을 할 창구는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는 국내 신용등급이 없다. 현대차가 AAA로 평정을 받고 있어 현대차보다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좋은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등급을 받을 경우 AAA가 매우 유력하다. 민간기업이 AAA급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자본시장과의 교류가 아쉽다는 분석이다.

금융 계열사를 제외하고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이었던 삼성중공업도 조선업 위기로 신용도가 저하돼 회사채 조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테크윈 등 회사채 조달 가능성이 높은 곳들도 한화와 롯데 등으로 넘어가 소속이 바뀐 상황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만이 꾸준히 회사채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AAA급인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 5년물 3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자본시장과 소통·관계 유지 차원의 발행이었다는 해석이다. 현대자동차가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신용등급은 계속 유지돼 채권 시장에서도 소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조선업 등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인 중후장대 산업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채 조달에 나설 기업을 찾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우량 계열사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회사채 조달을 끊고 있어 자본시장과의 소통 창구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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