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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현대저축은행 매각 연기 '가닥' 라쿠텐 불참 의사·매각 가격차 영향, 금융당국 부정적 시각 원인 관측도

안경주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6-11-25 10:26:01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력후보자로 꼽히던 일본 '라쿠텐(Rakuten)'이 매각일정 연기를 요청한데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자와 현대저축은행 매각가격 차이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당국도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KB금융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KB금융과 투자은행(IB)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KB금융은 현대저축은행 매각 본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매각작업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다.

KB금융 관계자는 "예비입찰 참여자의 인수의지, 가격 등 현대저축은행 매각작업과 관련 여러 제반사항을 점검한 결과 매각을 연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내부 의견조율을 거쳐 조만간 현대저축은행 매각 중단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지난 8월 EY한영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현대저축은행 매각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라쿠덴, 중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3곳이 참여했다. 라쿠덴은 일본 1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업체다.

KB금융이 현대저축은행 매각 연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마땅한 인수자가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예비입찰 단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라쿠덴이 매각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저축은행 매각과 관련해 KB금융과 라쿠텐 간에 상당히 밀도 있는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라쿠텐이 당장 인수하기 어려운 만큼 매각일정을 늦춰달라는 뜻을 전달하면서 (현대저축은행 매각과 관련한) 분위기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른 예비입찰자와의 매각가격 차이가 크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저축은행 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는 2580억 원으로, KB금융은 장부가에 준하는 가격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PAG와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적어낸 가격은 1500억~200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시그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년간 진행된 일본계 자본의 국내 제2금융권 진출에 대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국내 저축은행을 인수한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현재 높은 고금리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라쿠텐 역시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KB금융 측에 현대저축은행을 당분간 안고 있으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규상 2년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시국이 어수선한 지금보다 나중에 파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B금융은 향후 시장여건을 고려해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저축은행은 6월 말 기준 총자산 1조 5128억 원의 대형저축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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