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대체투자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운용사와 함께 저가 IB 수수료에 지친 증권사들이 주된 뉴스메이커다. 해외 유명 빌딩 투자가 대표적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글로벌 기업과의 장기임차 계약은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부동산 불패 공식은 해외에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듯 하다. 언젠가부터 대체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증권사 내부적으로 대체투자에 대한 경계선은 사라졌다. 특정 부서가 이를 전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고유자산운용, 부동산PF, 기업금융, 구조화금융 할 것 없이 '일단 딜을 만들어보자'는 식이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수수료 수입이 들어오는 총액인수형 대체투자가 대표적이다.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늘리기 경쟁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대체투자 업계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주목을 받았던 한 대형 증권사 담당자의 경우 불만을 토로한다. "어중이 떠중이가 물을 흐린다"는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조건 때문에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해외 부동산 딜을 다른 증권사가 투자를 했단다. 시장 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는 대체투자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시장에 유동자금이 많으니 당연한 수순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채권투자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주식 투자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4~5%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대체투자는 매력적이다. 전문 운용인력이 없는 일부 정부기금·조합까지 '숟가락'을 올리려 하는 이유다. '차려진 밥상'을 둘러싸고 증권사가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쏠림'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항공기금융에서 나타나고 있다. 항공기 역시 인기 있는 실물 자산으로 증권사들이 영역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다만 중동계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거래가 몰리다 보니 셀다운(sell-down)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기관투자가들은 포트폴리오 중복을 꺼릴 수밖에 없다. 물량 세일즈를 위해 '수수료 녹이기'를 시도하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자본시장의 모든 문제들은 '쏠림 현상'에서 시작됐다. ELS·DLS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에 따른 우발채무 우려, 연말 IPO 딜 집중화에 따른 수요예측 부진 등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의 대체투자 열풍이 몇 년 뒤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시장 환경이 불확실해졌다고 하는데 대체투자도 '숨고르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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