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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갈피 못잡는 한국물 전략 '실기의 연속' 외화 티어1 코코본드 추진, 원화로 선회...글로벌본드·유로본드 모두 무산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13 15:59:1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2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며 연내 한국물 조달이 사실상 무산됐다. 기업은행은 당초 티어1 코코본드를 외화로 발행하려 했으나 원하는 금리 수준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이후 글로벌본드(RegS/144a)로 선회했지만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발행이 물 건너 갔다.

기업은행은 연내 외화 조달을 위해 유로본드(RegS)로 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보류했다. 매번 간만 보다가 발행 타이밍을 놓치기만 했다는 지적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8월 초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하고 외화 티어1 코코본드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HSBC, 노무라, 골드만삭스, 미쓰비시UFJ, 코메르츠방크 등 총 5곳이 주관사로 뽑혔다. 당시 기업은행은 6000억 원 규모의 티어1 코코본드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자 했다. 원화 시장에서는 티어1 코코본드 수요가 충분하지 않아 원화 발행 이후 부족한 자금을 외화로 채울 계획이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9월 3000억 원 규모의 티어1 코코본드를 원화로 찍었다. 이후 3억 달러는 외화로 발행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우리은행이 4.5%의 금리로 외화 티어1 코코본드를 찍으면서 이 계획을 철회했다. 글로벌 신용등급에 차이가 있지만 원화보다 1% 이상 높은 금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월 기업은행은 3000억 원의 티어1 코코본드를 추가로 발행해 자본 확충을 마무리했다.

기업은행은 외화 조달을 티어1 코코본드에서 선순위 채권으로 방법을 변경했다. 곧바로 글로벌본드 발행을 준비했지만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발행 윈도우(Window)가 11월 초로 늦춰졌다. 미국 대선 바로 전에 발행을 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결과를 보고 글로벌본드 프라이싱에 나설 예정이었다. 문제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글로벌본드도 발행도 연기됐다.

기업은행은 11월 말과 12월 초 빠르게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계획을 바꿔 유로본드로 방향을 틀었다. 유로본드는 144a 서류 제출(Documentation) 의무가 면제돼 글로벌본드보다는 빠른 시간 안에 발행을 할 수 있다. 다만 신한은행이 달러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두 자릿 수가 넘는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을 지불할 정도로 한국물의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었다. 기업은행은 이 때문에 유로본드 발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뉴이슈프리미엄을 지불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계속해서 한국물 발행 방법을 바꾸면서 사실상 발행 시점을 놓쳤다"며 "전략을 충분히 마련해 놓은 다음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전략이 오락가락 바뀌면서 북 클로징 등 다양한 이슈 때문에 연내 발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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