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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회사채 광폭행보…신인도 낙관 '아직' [2016 Big Issuer 분석]신규 투자 '양날의 검'…올해 실적 지속여부 '변수'

신민규 기자공개 2016-12-19 08:25:0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AA+)이 회사채 발행물량을 전년대비 2배 수준으로 늘렸다.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용도로 차입부담이 대폭 커진 상황이다.

올해 신규투자만 5건을 진행한 데다가 2018년까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남아있어 자금조달 수요는 상당한 수준이다. 내년 회사채 만기 물량은 2000억 원 가량 대기하고 있다.

차입 여건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이달 초 한국신용평가가 AA+ 등급에 안정적 전망을 부여한 반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부정적 전망을 달아놓고 있다. 올해 실적 상승세가 뚜렷한 편이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이 개선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7600억 발행 1건…롯데그룹내 절반 비중 차지

롯데케미칼은 올해(12월 15일 납입 기준) 7600억 원의 회사채(비금융 일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사모채 발행물량은 없었다. 지난해 발행물량 3000억 원과 비교하면 2배를 웃도는 수치다. 2014년 6500억 원을 조달한 데 이어 발행물량이 5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발행 규모 순위는 공모채 기준 지난해 50위권에서 8위로 상승했다. 롯데그룹 전체 발행물량 중에서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46.6%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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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발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를 상반기 완료하려면 자금조달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조달금액을 당초 6000억 원에서 최대 8000억 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워낙 대규모 발행인데다가 만기 10년짜리 장기물까지 포함돼 있어 흥행은 다소 부진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과 3년물 덕에 오버부킹에는 성공했다. 6000억 원 모집에 76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5년물과 10년물에선 미배정이 났다. 롯데케미칼은 신청된 자금을 전액 회사채로 발행했다.

당시 발행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케미칼의 AA+ 신용등급에 상당한 의구심을 표시한 상태에서 강행됐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부정적 전망을 달았고 한국기업평가도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롯데케미칼은 조달한 자금과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 인수를 완료했다. 총 2조 3265억 원이 들었다.

◇신사업 5건, 실제 성과 내기까지 차입 유인 지속

내년 만기 채권(2000억 원) 이외에도 차입을 늘려야 할 유인은 많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5건의 신규투자를 진행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인수대금 납부, 미국과 우즈베키스탄 에탄크래커(ECC) 투자에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4조 3000억 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4400억 원)보다 급증했다.

미국 액시올(Axiall Corporation) 인수 의사를 철회했지만 액시올과의 에탄 크래커 합작사업은 2018년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비만 30억 9000만 달러가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분류된다. 투자에 따라 2019년부터 15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자본지출(CAPEX)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 8107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6111억 원을 넘어섰다. 업계 1위인 LG화학이 같은 기간 1조 53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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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안정적' 전망…차입 확대·실적 가변성 부담

자금 소요는 많지만 국내 신용평가사간 아웃룩이 엇갈린 데다가 그룹 검찰조사도 남아있어 조달 분위기를 살리긴 힘든 상황이다. 특히 검찰조사 대상 기업으로 롯데케미칼이 지목된 점은 부담요인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이달초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AA+)에 안정적 전망을 달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대규모 투자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 등급 전망을 걷어내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투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기조 아래 영업여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영업실적이 올해 크게 증가했고 원재료 다각화 수준이 높아진 점에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계 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차입금 부담이 상당하고,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요소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의 9월 말 기준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3조 4373억 원에 이른다. 순차입금은 1조 9769억 원에 달한다. 실적 개선을 인정하더라도 재무부담으로 보면 AA+급 신용도에 부합하는 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1위 기업인 LG화학이 -1조 원대의 순차입금으로 사실상의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주요 레버리지 비율 역시 악화됐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총차입금/EBITDA)은 지난해 1.25배 수준으로 개선됐으나 올해 다시 2.16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높은 실적 가변성을 고려하면 AA+ 신인도를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수출 물량의 절반이 중국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라 특정 사업부문의 타격도 불가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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