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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강점' 동부 의존도, 동원그룹 해법은 [동부익스프레스 M&A]경영난 탓 일감 보장 '유명무실'…동원, 물류사업 재편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6-12-22 08:24:26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이 실적 안전판을 잃은 동부익스프레스를 어떻게 운영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동부그룹으로부터 5년 치 일감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경영난에 빠지면서 일감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동원그룹은 향후 자체 일감 이관과 조직 통합 등을 통해 동부익스프레스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익스프레스가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많은 기업들이 군침을 흘렸다. 여러 강점 중에서도 특히 동부그룹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최고 매력 포인트로 떠올랐다. 동부익스프레스는 2014년 주인이 동부그룹에서 KTB PE로 바뀌는 과정에서 5년치 그룹 일감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매년 동부그룹으로부터 받은 그룹 일감 규모는 2000억 원이 훌쩍 넘었다. 2012년 2461억 원 수준이었던 내부 매출 일감은 이듬해 2700억 원 대까지 늘었다. 2014년에도 전체 매출(8151억 원)의 33.2%에 해당하는 2711억 원을 계열사 내부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익스프레스의 최대 고객은 동부제철이었다. 동부제철은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물류 일감을 동부익스프레스에 제공했다. 동부메탈과 동부대우전자, 동부팜한농 등 다른 제조 계열사들과도 수 백억 원 대 물류 거래를 맺었다. 동부그룹 일감은 동부익스프레스 실적을 지탱하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동원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현 시점에 동부그룹 캡티브마켓(전속시장) 매력도는 크게 반감된 모양새다. 동부그룹 제조 계열사들이 대부분 경영난에 빠지면서 제공 일감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고객사였던 동부제철은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를 받으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내실 경영에 방점이 찍히면서 자연스럽게 외형이 줄어들고 물류 일감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1500억 원이 넘었던 동부제철 물류 일감은 2014년 1066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750억 원 대에 그쳤다.

동부메탈과 동부대우전자 등 다른 제조 계열사의 사정 또한 녹록치 않다. 동부메탈은 동부제철과 마찬가지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고 동부대우전자 역시 매출이 정체 국면이다. 또 다른 주요 고객사였던 동부팜한농은 경영권이 LG그룹으로 넘어갔다.

동부그룹 제조 부문이 대폭 축소되고 금융·전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면서 동부익스프레스에 약속했던 일감 보장 조건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동원그룹을 포함한 원매자들 역시 이 같은 리스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1조 원까지 예상됐던 인수가격을 4000억 원 대로 대폭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동부익스프레스 새주인이 된 동원그룹은 이제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평가다. 당장 동부그룹일감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맞춰 사업 구조와 내부 조직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 여기에 줄어든 매출을 어떻게 메울지도 고민해야 한다.

동원그룹의 경우, 자체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계기로 그룹 전체 물류 사업 재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동원산업을 통해 물류 브랜드 '로엑스(LOEX)'를 운영하고 있다. 로엑스의 연간 매출 규모는 2500억 원에 달한다. 동부그룹 빈자리를 동원그룹 일감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사업 조직과 인력을 통합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산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물류 창고 운영 사업도 동부익스프레스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계약은 인프라 이용 문제 때문에 장기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만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그룹은 물류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향후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원그룹도 이 같은 변수를 감안해 향후 운영 계획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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