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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육류대출 담보물 우선 매각 개시…대출금 회수 추진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동양생명, 입장 밝혀라" 통보

윤 동 기자공개 2017-02-08 09:48:19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7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 사건에 휘말려 피해를 입은 금융회사(이하 채권단)가 본격적으로 대출금 회수에 착수했다. 유통기한이 있는 담보물(육류)을 판매한 다음 협의를 통해 대금의 주인을 판가름하자는 계획이다.

그러나 동양생명보험이 반대할 경우 대부분 담보물을 판매할 수 없어 대출금 회수 절차가 시작되자마자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최근 열린 채권단 회의에 참석한 동양생명에게 담보물 우선 판매에 대한 입장을 이날까지지 정리해서 전달해달라고 통보했다.

채권단은 지난달 전수 조사를 마무리하고 냉동창고에 보관된 담보물 중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건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담보물에 중복 대출이 이뤄져 주인을 판가름하기 어려운 만큼 우선 채권단 차원에서 담보물을 판매하고, 그 다음에 대금의 주인을 정하자는 취지다. 채권단은 판매한 담보물 대금을 공동 관리하기 위해 전북은행에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Escrow)계좌도 만들었다.

육류담보물은 통상 2~3개월 단위로 유통되지만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에 관련된 담보물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반출이 중단된 상태다.

다만 채권단이 계획대로 담보물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동양생명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중복 대출이 이뤄진 담보물은 채권자 전원이 합의하지 않으면 처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이 담보물 우선 판매에 반대할 경우 채권단은 동양생명과 연관된 다수의 담보물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동양생명은 채권단이 중복 대출이 이뤄졌다고 판단한 담보물 중 일부에 대한 독자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다. 실제 동양생명은 지난달 초 보험업권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틀 초청해 동양생명이 대부분 담보물의 선순위채권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일도 있었다. 동양생명이 이 같은 방향으로 방침을 굳힐 경우 채권단의 담보물 우선 판매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채권단은 동양생명의 답변을 듣고 향후 계획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동양생명이 담보물 우선 판매에 반대할 경우 동양생명과 연관이 없는 담보물부터라도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찬성할지 반대할지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동양생명은 사태 초기부터 채권단과 의견 교류가 거의 없었으며 외부에 구체적인 대출금 회수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 어떤 선택을 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반대할 경우 채권단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담보물 우선 판매가 거부될 경우 각 금융사간 소송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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