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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변화 촉각 "길게 보면 긍정적" [위기의 삼성]전략적 의사 결정 지연 우려, 경영 투명성 제고 계기

민경문 기자공개 2017-02-20 13:33:1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업계는 초유의 총수 부재 사태에 직면한 삼성그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투자 집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당장 신용등급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경영 환경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7일 새벽 5시 35분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청구를 심리한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사법연수원 31기)는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뇌물공여 혐의 등의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상황을 맞긴 했지만 삼성그룹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디스는 이 부회장 구속조치가 삼성전자의 ‘A1'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 및 ‘안정적' 등급전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88조 원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약 15조 원의 총차입금과 2017년 예정된 9조 3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 3조 8000억 원의 배당금 지급을 커버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략적 의사 결정이 늦어질 수도 있지만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PEF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9조 원을 베팅한 하만 인수 작업이 자칫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주총에서 과반 찬성을 얻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주총은 17일 오후 11시(한국시간)에 열릴 예정이다.

일부 해외 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삼성에 대한 불안감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의 주요 투자 기준인 ESG, 즉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 구조(governance) 이슈에서 삼성이 낮은 점수를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삼성그룹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앞선다. 증권사 크레딧 관계자는 "삼성이 당장은 지배구조 이슈 해결을 미룬 대가를 비싸게 치르고 있다"며 "하지만 향후 공정시장 질서 확립, 능력주의에 기반한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로 바뀌면서 삼성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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