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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멀어진 지주사전환…'전자 지배력' 강화 안갯속분할 이은 삼성물산 합병 불확실성 확대, 승계·경영권 정비 차질

길진홍 기자공개 2017-02-17 15:10:5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결국 구속 기소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그룹 지주사 전환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 상태에 직면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계열사 분할과 합병 등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 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특히 그룹 경영권 방어의 우선 과제인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된다.

17일 새벽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소식을 접한 삼성그룹은 ‘멘붕 상태'에 빠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총수가 구속되면서 모든 게 불확실성에 빠졌다"며 "현재 일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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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을 예상하지 못하고 별도의 '플랜B'를 마련해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미래전략실 해체 등 경영쇄신과 해외 인수합병 등 굵직한 주요 현안들이 올 스톱됐다. 지배구조 개선과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하던 지주사 전환은 실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삼성은 올 상반기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준비해왔다. 삼성전자 분할에 이은 삼성물산과 합병 등을 통한 수직 계열화를 모색했다. 이 부회장을 시작으로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소유구조가 구축된다.

그 동안 여러 제약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나, 금융계열 편입에 필요한 중간금융지주사 도입 논의가 무르익고, '삼성법'으로 불리는 각종 재벌 규제 법안들의 입법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속도를 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이 그룹의 약한 고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약 31%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사주가 12.78%로 가장 많고, 삼성생명(7.55%), 삼성물산(4.25%), 이건희 회장(3.54%)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자사주 12,78%는 의결권이 없는 보통주 주식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55%에 대해서는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보유 정당성을 도전 받았다. 국회에 발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현실화 될 경우 일부 지분을 강제매각해야 한다. 이로 인해 대외적으로 그룹의 실질 주력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 취약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삼성전자 분할을 시작으로 한 삼성 지주사전환은 이 같은 과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삼성전자 인적분할이 이뤄질 경우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하고, 향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지주사에 넘겨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 정점에 이 부회장이 있다. 취약한 삼성전자 지분율을 끌어 올리고, 동시에 후계구도 정리 차원에서 안정적인 가업승계를 완성할 수 있다.

하지만 총수 부재가 현실화되면서 이 같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 부회장이 재판에서 3심까지 간다고 가정할 경우 향후 최대 7개월가량 구속 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복귀 후 지주사전환 추진할 동력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대안으로 삼성전자의 분할을 우선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임시국회에서 논의 중인 다수의 경제민주화법 개정 이전에 자사주 의결권을 부활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한 주주동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악화된 여론이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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