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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매각 시점 "상반기 이후" 신용등급 압박, 재무개선 절차 불가피…사우디 러브콜 효과도 사라져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21 11:02:39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0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개시 시점을 올 상반기 이후까지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적인 재무개선 절차를 당분간 진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분 인수 '러브콜'을 던진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국부펀드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도 매각 시기를 미룬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 1분기 회계감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4월경 본격화하려던 대우건설 지분 매각 개시 시점을 적어도 올 상반기 이후까지는 미뤄야 한다는 내부 판단을 내렸다. 애초 지난해 빅배스를 단행하고 1분기 회계감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매각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주가 흐름이 여전히 부진한데다 재무구조 회복 역시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1조 2000억 원 등을 손상차손으로 한꺼번에 반영하며 2016년 7944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이로 인해 이익잉여금이 한꺼번에 깎이면서 부채비율이 363.7%까지 오르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약화됐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이유로 대우건설 신용등급을 낮췄고, 또 추가적으로 등급 강등까지 시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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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대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신용등급이 현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강등되면 대규모 회사채 상환 압박과 함께 주식 시장에서도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당장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 대금을 비롯해 운영자금도 필요하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대우건설이 보유한 약 2000억 원대 S-OIL 공사 관련 어음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방식의 매출채권 유동화 자금 지원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늦어도 내달 말까지는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자금 지원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한 자금 지원이 올 1분기 마무리되고 회사채 상환 및 운용자금을 충분히 마련한다 해도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대응을 위해 필요한 자금이 약 4000억 원대다. 신용등급의 추가 강등 압박이 자금 지원 이후로도 지속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산업은행이 생각했던 대우건설 지분 매각 개시 시점은 이로 인해 사실상 맞추기가 어렵게 됐다.

주가 상승 기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우디 국부펀드의 지분 매각 러브콜 역시 주식시장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 시점을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초 방한한 사우디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에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싶다는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우디 국부펀드 실무진들이 이달 초 대우건설에 들러 사업현황 등을 보고 받는 자리까지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주가는 그러나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빅배스 전 몇 달간 평균 5500원 선에 머물러 있던 대우건설 주가는 이달 17일 기준 6200원에 불과하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인 가격은 주당 1만 8000원. 산업은행은 손해 없이 대우건설을 팔려면 주당 가격이 적어도 1만 3000원은 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 수준 주가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아무리 고려해도 손해가 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가 인수 생각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현 시점의 주가 등을 고려한 것이고, 또 이후 적극적으로 접촉해오고 있지도 않다"며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이 빅배스를 단행해 재무구조 개선 절차가 불가피하고 유의미한 주가 상승세 역시 아직 없다는 점에서 매각 시점을 상반기 이후까지 미루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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