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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전략실 수뇌부, '예우' 없이 전원 사임 고문역 이동 등 없이 즉시 퇴사…임직원 원소속사 순차 복귀

정호창 기자공개 2017-02-28 16:36:1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8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총수를 보좌하는 그룹 컨트럴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완전 해체를 선언했다. 실장과 차장을 맡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은 물론이고 미래전략실 내 7개팀을 이끌던 사장·부사장급 팀장 역시 전원 사임한다.

사임하는 미래전략실 수뇌부들은 통상 삼성그룹 고위 경영진이 퇴임 후 고문역 등으로 이동해 임원 생활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예우 없이 즉시 퇴사한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임원 일부가 아닌 미래전략실 수뇌부 전체가 연대 책임을 지는 모양새다.

삼성그룹은 28일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실장인 최 부회장과 실차장 장 사장을 비롯해 전 팀장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종중 전략팀장(사장) △정현호 인사지원팀장(사장) △성열우 법무팀장(사장)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박학규 경영진단팀장(부사장) △이수형 기획팀장(부사장) △임영빈 금융일류화추진팀장(부사장) 등 7인의 팀장이 삼성그룹 임원 옷을 벗는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래전략실 모든 수뇌부가 퇴진하는 것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미래전략실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통감하는 것"이라며 "사임하는 9인의 임원들은 고문역 등으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퇴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전격적인 미래전략실 해체는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장에서 이 부회장이 해체를 약속한 후 삼성그룹은 내부적으로 미래전략실 해체를 준비하며 시기를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종료 이후로 제시했으나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세간에선 당초 계획보다 미래전략실 해체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둬 왔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마저 해체되면 삼성그룹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본인의 구속과 무관하게 국민들에게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를 조속히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정경유착' 등 어두운 과거와 단절해야만 삼성그룹이 정상화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단호한 의지를 내보였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1958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로 출범해 60년 가까이 총수를 보좌하며 삼성그룹 발전의 한 축을 맡았던 컨트롤타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룹 각 계열사에서 파견 형식으로 미래전략실에서 일하고 있는 200여 명의 임직원들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 3개사로 일차 이동한 뒤 진행해 오던 업무 마무리와 인수인계 절차 등을 마치고 원소속 계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매주 수요일 삼성서초사옥에서 진행되던 그룹 사장단 회의도 폐지된다.

그룹 뿐 아니라 모든 계열사의 대관업무 조직도 해체된다. 이번 총수 구속 사태를 불러온 '정경유착' 고리를 근절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각 계열사별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 사회공헌기금 등은 일정기준 이상 집행할 때 반드시 이사회나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해 투명성을 강화한다. 이 역시 '정경유착' 가능성에 대한 세간의 의혹과 의심에서 확실히 벗어나기 위한 대책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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