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기의 삼성]이재용, 구속적부심·보석 사실상 '불가'중형 혐의·비판 여론탓 법원 허가 가능성 희박

정호창 기자공개 2017-02-22 08:29:2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1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구속으로 삼성그룹이 사상 초유의 '총수 유고' 사태에 빠지면서 재계 일각에서 구속적부심사와 보석 신청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삼성그룹이 이를 신청하더라도 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 없는 방안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구속적부심사와 보석 신청에 회의적인 분위기라, 이 부회장은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상되는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 최소 3개월 가량 수감 생활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dlwodyd
법원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최대 20일간 수사한 후 기소할 수 있다. 이달 말로 종료되는 특검의 수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다음 달 초께 기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기간 연장이 불발될 경우 기소 시기에 이달 말로 앞당겨진다.

박영수 특검이 공소 제기하는 사건의 1심 선고는 관련 법에 따라 기소 후 재판에 넘겨진 뒤 3개월 이내에 이뤄지게 돼 있다. 2심과 3심은 전심의 판결선고일부터 각각 2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돼 있다.

기소 전 수사기간과 1심 선고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최소 석달 반 정도를 구치소에서 보내야 하는 셈이다.

해당 기간 동안 삼성그룹은 최고 의사결정권자 부재 상태에서 경영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삼성그룹이 구속적부심사와 보석 제도를 활용해 이 부회장의 조기 석방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속적부심사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피의자 인권보호제도 중 하나로, 법원에 구속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석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석은 일정한 보증금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법원이 피고인을 석방시키는 제도다. 구속적부심사는 피의자가 기소 되기 전 신청할 수 있고, 보석은 기소 이후 신청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구속적부심사와 보석 제도를 통해 이 부회장이 석방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이 부회장에 대한 석방을 결정하면 기존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내린 결정을 법원이 스스로 번복하는 모양새가 되기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 등 상당한 이유가 없다면 청구가 기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만 7시간 30분이 소요되고 영장 발부 결정이 나오는 데 19시간이 걸릴 정도로 법원이 세밀하고 신중한 검토 끝에 구속을 결정한 것이기에 삼성그룹이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하더라도 기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소된 후 보석을 신청하는 것에 대해서도 법조계 전망은 회의적이다. 형사소송법상 보석 신청은 가능하나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가 중형 선고가 가능한 중범죄이기에 석방 결정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형사소송법 제95조는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등의 경우가 아니면 보석 청구를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보면 중범죄를 범한 피고인의 보석은 허가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시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5가지이다. 이 중 특경가법상 50억 원 이상 횡령의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재산국외도피죄는 도피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처벌이 가능한 중범죄에 해당한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 금액은 횡령 약 298억 원, 국외 도피 재산 약 78억 원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해당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10년 이상의 징역 선고를 받을 수 있다. 보석 예외대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중형 선고가 가능한 죄목이라 기본적으로 보석 결정이 어려운데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라 보석 허가시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부담 때문에 법원이 보석을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구속적부심사나 보석 신청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법무팀 등에서 검토는 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뤄 신청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며 "보석 신청의 경우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부담도 있어 채택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