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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종금 사장 성과급 '9년짜리 연금' 90% 9년간 이연지급…주가에 연동, 확정 어려워

최은진 기자공개 2017-03-27 08:22:5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2일 1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십억 원의 성과보수를 받았던 메리츠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앞으로 이를 당장 만져보기 어렵게 됐다. 성과보수 중 90%를 이연지급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타사의 경우 이연지급률이 50~60%라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더욱이 이렇게 이연된 성과보수는 무려 9년 뒤에나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9년짜리 연금을 받게된 셈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화재보험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임직원들의 보수체계 및 성과보수에 대한 규정을 개정하고, 이를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보수체계가 회사 전체의 손익 및 자본 규모 등 재무상황에 적합하도록 설계하기 위해서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증권은 임원의 성과보수 중 약 10~40%는 현금지급하고 나머지는 수년에 걸쳐 이연지급 한다고 명시했다. 임원은 3년, 대표이사는 9년으로 설정했다. 대표이사의 이연기간은 전체 금융회사 중 가장 길다.

이연지급률은 일반 임원의 경우 60%, 대표이사는 90%로 설정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대표이사 성과보수도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50~60% 정도를 책임경영 등의 이유로 이연지급하고 있지만 메리츠처럼 90%나 이연시키는 경우는 없다.

메리츠는 지난 2012년부터 성과보수의 50% 이상은 이연시켜 왔지만, 지난해 성과보수부터 90%로 확대했다. 성과보수의 상당액을 장기간 이연시킴으로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영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렇게 이연된 성과보수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증권의 주식가치와 연동된다.

메리츠화재,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용범, 최희문 대표는 1년에 약 10억 원을 웃도는 성과보수를 받는다. 지난 2015년 메리츠종금증권 에서 재직했던 김 대표는 12억 원, 최 대표는 13억 원의 성과보수를 받았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도와 비교해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역시 각각 20억 원에 가까운 성과보수를 챙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중 90%가 이연됐으니, 현금으로 지급받은 부분은 각각 약 2억 원 안팎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성과대로 보상한다'는 메리츠 철학에 부합하도록 화끈한 성과보수를 주긴 하지만, 이 중 상당액을 장기간에 걸쳐 지급함으로써 회사의 부담을 줄이고 각 대표들의 책임의식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또 메리츠 내부에서는 대표이사들의 자리를 오랫동안 보존해주겠다는 의미기도 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메리츠 관계자는 "성과보수의 90%를 9년에 걸쳐 지급한다는 점이 명확히 됐기 때문에 대표이사들이 현금으로 챙겨가는 부분이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경영자로서의 자리를 보존할 수 있는 명분도 생기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회사나 대표이사들 양측이 모두 서로 주고 받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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