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대우조선 회사채에 물린 까닭은 ELS 운용에 회사채 활용, CP는 랩·신탁 편입 가능성
이승우 기자공개 2017-03-27 08:24:23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꽤 많은 금액을 투자한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신호가 계속해서 나왔던 대우조선 회사채를 중소형 증권사들은 왜 보유하고 있었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그 답을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1일 금융권의 대우조선해양 위험노출액(Exposure)이 약 21조4000억 원(3월10일 기준)이라고 밝혔다. 업권별로 은행이 19조8000억 원, 보험이 1조3000억 원, 증권이 1352억 원 순이다. 특히 정책성 여신을 담당하는 특수은행의 위험노출액이 18조 원으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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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1352억 원은 대부분 중소형 증권사들의 익스포져였다. 사별로 보면 하이투자증권이 4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금융투자가 300억 원, 유안타증권 241억 원, KB증권 211억 원, 동부증권 200억 원 등이다. 이들은 회사채와 더불어 CP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대우조선 회사채를 보유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ELS 자금을 굴리기 위한 용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ELS를 발행하고 난 이후 자금 운용을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한 것.
증권사 한 임원은 "ELS 계정에서 대우조선 회사채를 많이 담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돌았다"며 "대우조선 회사채는 금리가 높고 정부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ELS 발행 자금을 파생사업 부서가 알아서 운용을 맡은 증권사들이 대우조선 회사채에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 회사채는 등급 하락을 통해 이미 여러번 위험 신호를 보내왔다. 지난 2014년 AA-였던 신용등급은 2015년 지속적인 하락세로 최근 B 등급까지 추락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사내 규정에 따라 일정 등급 이하의 채권 투자가 불가능, 과거 보유했던 대우조선 회사채를 모두 매각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이같은 사내 규정이 엄격하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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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회사채와 더불어 CP는 기관 자금 유치용 랩과 신탁 상품에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금리 매력에 기관 투자자의 단기 운용 자금 대상으로 활용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위험신호에도 불구, 대우조선 회사채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에 대해 '정부가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조선업 특성상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발주 취소 등 대규모 손실이 나기 때문에 일정 기간동안 정부가 지원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조선사는 법정관리고 가게 되면 선수금환급보증(RG) 콜(Call), 즉 RG콜로 인해 정책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엄청나다"며 "그동안 정부 지원 가능성으로 인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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