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캐터톤, '젠틀몬스터' 성장성에 파격 베팅 1300억 투입해 15% 지분율…EV/EBITDA 16.4배
송민선 기자공개 2017-04-19 08:16:07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2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그룹 계열 사모투자 운용사 엘캐터톤아시아(L Catterton Asia, 옛 L캐피탈)가 국내 선글라스 제조업체 '젠틀몬스터(법인명 스눕바이)'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파격적인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젠틀몬스터의 가파른 성장세와 탁월한 영업마진이 후한 평가의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12일 IB업계에 따르면 엘캐터톤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스눕바이의 마이너 지분 확보에 1300억 원을 투자한다. 아직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 전으로 정확한 자금규모나 신주와 구주를 섞어서 지분을 인수할지 등 투자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캠프코리아닷컴과 김한국 대표 등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85% 수준을 유지하고, 엘 케터톤이 15%의 지분율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감안하면 엘캐터톤이 산정한 스눕바이의 지분 100% 가격, 즉 에쿼티 밸류는 약 8700억 원이다.
여기에 스눕바이가 보유한 순차입금을 더하면 엘캐터톤이 본 스눕바이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EV)는 8611억 7590만 원으로 계산된다. 스눕바이는 총 차입금 86억 77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현금성자산 175억 109만 원을 빼면 스눕바이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88억 2409만 원이다.
업계에선 엘캐터톤이 파격적인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매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눕바이의 2016년 경영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은 매출액 1551억 원, 영업이익 506억 원이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524억 원이다.
엘캐터톤이 본 기업가치(EV)는 EBITDA의 16.4배 수준이다.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사모투자업계 유동성이 풍부해 통상적인 투자 배수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엘캐터톤이 책정한 스눕바이 가치는 상당히 후한 편이다. 글로벌 PE 칼라일이 의류 ODM 업체인 약진통상을 인수할 당시 밸류에이션은 EV/EBITDA 7.2배였다. 칸서스파트너스가 가방 업체 JS코퍼레이션에 투자할 때는 EV/EBITDA 6.9배가 적용됐다. 물론 자체브랜드를 보유한 스눕바이와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동일 선상에 완전히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 자본금과 자산총계 역시 차이가 있다.
어찌 됐건 스눕바이로선 그간 진행됐던 동종업계 투자유치 및 경영권 매각 거래에 비해 '성장성'이 크게 어필하며 파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1년 문을 연 스눕바이는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설립 5년 만에 매출액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내부적으로 산정한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256.7%, 2014년 287.3%, 2015년 215.9% 수준이다. 2016년에도 170.7%라는 경이적 매출 성장을 기록, 식지 않는 성장여력을 과시했다.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젠틀몬스터 선글라스 착용, 중국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2015년 해당 제품은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단일 매장에서 한 달 동안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급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도 성장가도는 지속됐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에비뉴엘 포함 1~9월) 매출 순위에서 샤넬, 까르띠에 다음으로 매출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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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매장에 가면 안경이 없는 방식의 파격적인 마케팅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 스눕바이는 2016년까지 36회에 걸쳐 서교동 홍대 앞 등에 15~25일마다 한 번씩 콘셉트를 바꿔 매장을 꾸미는 퀀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설치 미술 갤러리와도 비슷하다. 감각적 마케팅은 대중의 접근성을 높였고,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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