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밀고 끌고' 3조 매출 잉여금 축적 [중견 건설그룹 분석]①시행· 시공 20곳 협업 '5800억 순익 창출', 배당재원 쌓여
고설봉 기자공개 2017-05-12 10:08:00
[편집자주]
중견 '건설그룹'의 생존 전략이 다양해 지고 있다. 공공택지를 확보해 시행과 시공을 통합한 형태로 초고속 성장을 해왔지만 택지 공급이 줄어들고, 입찰 조건이 까다로워 지면서 사업 밑천인 택지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중견 건설사들이 그동안 택지확보를 위해 우후죽순 만들었던 자회사 및 특수관계사들의 기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4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원주 사장이 이끄는 중흥건설과 계열 자회사들이 질과 양적 측면에서 모두 결실을 거뒀다. 주택사업 호조를 기반으로 분양수익과 공사수익이 대거 유입되면서 매출이 불어났다. 시행과 시공을 계열 내에서 자체 소화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중흥건설을 비롯한 계열집단 내 총 20개 법인의 지난해 매출을 단순 합산한 결과 3조 304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5116억 원, 순이익 588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 10.95%, 영업이익 35.27%, 순이익 32.92% 각각 증가했다.
중흥건설을 포함한 계열사는 밝혀진 곳만 총 24곳이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단순시행업체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곳은 20곳에 달했다.
정 사장의 동생인 정원철 시티건설 사장이 중흥건설에서 독립하면서 계열분리가 진행되고 있는 시티건설, 시티글로벌 등 18개 법인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임대형민자사업(BTL, Build Transfer Lease)의 사업시행을 위해 금융기관들과 합작으로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도 5곳 존재하지만 전체 실적 합산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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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주고 끌어주고' 계열 시행·시공 동반 성장
중흥건설집단은 크게 건설부문과 비건설부문으로 나뉜다. 계열사는 건설부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비건설부문 자회사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법인인 나주관광개발 1곳뿐이다. 건설부문은 다시 시공사와 시행사로 나뉜다. 시공사는 중흥건설, 중흥토건 등 총 2곳이다. 시행사는 공공택지 확보를 위해 설립한 법인들로 그 수가 가장 많다. 확인된 곳만 22곳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은 일으킨 계열사는 시행사들이다. 매출 합계 2조 197억 원으로 전년대비 10.84% 증가햇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252억 원, 순이익 3244억 원을 각각 기록 22.14%, 30.25% 증가했다.
시공사들이 뒤를 바짝 쫓았다. 지난해 시공사 2곳의 매출 합계는 1조 2626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811억 원, 순이익 25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 11.34%, 영업이익 232.38%, 순이익 34.70% 각각 증가했다. 레저부문은 매출 219억 원, 영업이익 53억 원, 순이익 77억 원을 각각 기록해 전년과 큰 변동 없었다.
중흥건설 및 계열사들은 그 동안 축적한 공공택지를 기반으로 시행사들이 주택 분양사업을 벌이고, 시공사들이 공사를 수주해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매출을 달성했다. 시행사들의 매출은 100% 분양수익에서 발생했다. 시공사들은 공사수익이 전체 매출의 약 95%를 차지했고, 일부 분양수익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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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행사 이익률 21%, 시공사 '지분법 이익'으로
지난해 22개 시행사들은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을 21.05%까지 끌어올렸다. 2015년 19.10%대비 1.95%p 상승한 수치다. 시공사들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6.42%에 그쳤다.
다만 시행사들이 거둬들인 막대한 수익이 시공사들의 지분법이익으로 계상돼 시공사들을 살찌웠다. 지난해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2곳이 거둬들인 순이익은 25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률 20.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행사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3244억 원으로 순이익률 16.06%를 기록했다. 시공사들의 순이익률이 시행사들의 순이익률보다 4.23%p 높았다.
수익성이 좋은 분양사업을 주도하면서 시행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실현이 두드러졌다. 시공사들은 주로 시행사들이 발주한 주택 건축공사를 수주해 원가율 80% 중후반대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 시행사들이 지배구조상 자회사와 손자회사 형태로 배치되면서 시공사 지분법이익에 기여했다. 공사들은 시행사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지분법이익 형태로 흡수하면서 20% 넘는 순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향후 시행사들의 막대한 순이익은 시공사들의 곳간에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사들은 순이익 대부분을 이익잉여금으로 사내에 축적해 놓고 있다. 이 재원을 바탕으로 시행사들이 배당에 나설 경우 이익잉여금 대부분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 시공사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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