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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주사 백지화]이재용, 멀어진 전자 지배…상속재원 마련 어떻게이건희 회장 '16조 주식 상속' 재원 부담, 물산 이관 묘수 찾아야

길진홍 기자/ 이경주 기자공개 2017-05-02 11:03:21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중단키로 하면서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재원 마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삼성전자 지주사전환 추진 과정에서 부친인 이건회 회장 소유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매각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계획이 잠정 중단되면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은 그동안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삼성전자 자사주를 기반으로 인적분할한 뒤 다시 삼성물산과 합병해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지분율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궁극적으로 대외적으로 취약한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경영권 방어와 직결된다.

이재용 상속재원 마련 어떻게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약 31%로 이 가운데 오너일가가 소유한 지분은 4.9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번에 소각 결정이 내려진 자사주 12.78%를 덜어낼 경우 삼성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18.22%로 축소된다.

지주사 전환은 또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 상속과도 연관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54%와 삼성생명 지분 20.76%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16조 원이다.

승계 재원이 부족한 이 부회장으로서는 상속 지분을 일부 처분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지주사 전환은 부족한 승계 재원을 마련하고, 동시에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혔다.

삼성전자 분할에 이은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이 부회장은 통합 법인에 상속 대상 지분을 넘겨 납부 세금을 확보할 수 있다. 그룹 핵심 자산을 외부에 유출하지 않고, 재산을 넘겨받을 수 있는 셈이다. 동시에 통합법인 삼성물산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 불어나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확대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율이 현재 4.25%에 불과하지만 지주사 전환 후 약 20%로 늘어나고, 삼성생명 등이 소유한 지분을 더할 경우 30%까지 확대된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2월 현재 삼성물산 지분 17.08%를 소유한 대주주이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물거품이 되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당장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중단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간 연결 고리가 약해지고, 상속 과정에서 지배력 강화 효과를 누리기 어렵게 됐다.

지주사로 전환을 전제하지 않고 단순히 상속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길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분율 상승효과가 반감된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통합이 불발된 삼성물산의 경우 이 부회장의 상속 지분 인수에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된다.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1조 7000억 원으로 지분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차입을 일으켜야 한다.

이 부회장은 보유 중인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상속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9.2%의 삼성SDS 지분을 소유 중으로 시가로 환산하면 약 1조 원이다. 다만 막대한 상속세를 충당하기에는 재원이 부족하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상속을 받을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지주기능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세금 부담을 안고 지분 상속을 이행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와병 중인 이 회장이 수증자를 삼성물산으로 돌릴 경우 이 부회장은 상속 부담에서 피해갈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주력 자회사 지분율 상승으로 우회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상속 지분이 어떻게 배분될지도 변수다. 별도의 지분 증여 계획 없이 현행법에 따라 지분 상속이 이뤄질 경우 이 부회장 몫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그 동안 구체적인 언급을 꺼려왔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핵심 지분에 대한 상속 등 처리 문제는 경영권 등을 감안해 사전에 가족 간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너일가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밑그림이 짜여 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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