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엘산업개발, PFV 쌓이는 잉여금 '400억' 현금보유 [부동산 디벨로퍼 열전]③아이디앤플래닝 등 개발사업 수익, 부채비율 1700% 해소 과제
고설봉 기자공개 2017-07-10 07:54:19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지만 정작 명함을 내밀만한 시행사는 손에 꼽힌다. 땅만 있으면 작은 자본으로도 얼마든지 부동산 개발이 가능한 현실 탓이다. 대부분 생명이 짧은 '반짝 시행사'가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부동산 훈풍을 타고 규모와 실력을 갖춘 시행사들 점차 늘어나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developer)라 불리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3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엘산업개발이 지난해 말 기준 약 4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축적했다. 사업부지 매입 등 신규 투자와 잇단 개발사업에도 비교적 넉넉한 현금을 보유했다. 계열사들을 동원한 시행사업 기반으로 수익을 축적하면서 연결이익잉여금도 꾸준한 증가 추세다.다만 1700%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게다가 한참 사업을 진행한 계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3곳 모두 자본잠식에 빠졌다. 결손금이 출자한 자본금보다 커지면서 부실이 커졌다. 사업 진행 중에는 실체가 있지만 사업이 종료되면 실체가 없어지는 페이퍼컴퍼니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잉여금 유입' 자본총계 증가…유동성 늘어
지엘산업개발은 지난해 연결이익잉여금이 17억 2562만 원으로 소폭 늘어나면서 자본총계 1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144억 원)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인 아이디앤플래닝그룹을 비롯해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한 PFV들이 시행사업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이 쌓이며 자본총계가 불어나고 있다.
반면 부채총계는 소폭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2693억 원으로 2015년 2898억 원 대비 약 7.1% 감소했다.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부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부채총계가 감소했다.
2015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 2008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732억 원 수준으로 줄였다. 다만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6억 원에서 906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 차입금 규모는 1638억 원을 기록, 전년 2014억 원 대비 18.7% 감소했다.
지엘산업개발의 보유현금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39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345억 원 대비 13.3% 늘었다. 보유 현금이 불어나면서 순차입금도 1247억 원으로 감소했다. 1669억 원으로 불어났던 전년대비 25.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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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1700%, 외부차입 시행사 특수성
부채비율은 170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년 2009.1%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행사 특성상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입에 의존해 사업을 꾸려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행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외부 차입금에 의존해 사업구조를 짠 탓으로 풀이된다.
지엘산업개발은 자회사인 아이디앤플래닝그룹을 통해 경기도 일산동구 중산동 49-1번지 일원에서 일산센트럴아이파크 신축 및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자금은 대부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지엘산업개발은 일반대출의 형태로 특수목적회사(SPC)인 고양일산아이파크로부터 2015년 7월 1900억 원의 브릿지론을 차입한 뒤 3개월 단위로 계속 대환 해왔다. 이 중 약 1200억 원 정도를 상환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630억 원의 PF 대출이 남아있는 상태다.
장기차입금 역시 고양일산아이파크로부터 차입했다. 900억 원 모두 PF 대출로 구성돼 있다. 이외 장단기차입금은 모두 특수관계자들로부터 조달한 일반자금대출로 구성됐다.
고양일산아이파크는 2015년 7월에 설립된 SPC로 아이디앤플래닝그룹에 대출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다. 대표자는 하건호 씨로 자본금 1000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자산유동화 기간은 2015년 10월 27일부터 2018년 07월 27일까지이다.
고양일산아이파크는 시중 금융사들을 상대로 자금을 모집했다. 2017년 1월 27일 현재 단기차입금은 KTB투자증권 230억 원, 유안타증권 100억 원, 키움증권 100억 원 등으로부터 총 430억 원을 모집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삼성생명 500억 원, 새마을금고중앙회 400억 원 등 총 900억 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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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주체 'PFV' 완전자본잠식
더불어 지엘산업개발의 각 시행사업의 주체인 PFV들 3곳은 모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들 PFV는 개별 개발사업의 시행주체로 오피스빌딩 및 지식산업센터의 신축과 분양을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이다. 지난해 말 기준 모두 자본금보다 결손금이 더 커지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업무지구 1-2블록에 '문정SK GL메트로시티'를 시행한 지엘문정PFV는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금 50억 원을 출자해 2014년 12월 설립됐지만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51억 원 발생했다. 자본잠식률 102.68%이다.
강남구 역삼동 706-19번지에 오피스빌딩을 신축 중인 역삼오피스PFV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5년 자본금 50억 원으로 설립돼지만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67억 원으로 불어났다. 자본잠식율 134.82%이다.
이미 사업이 종료됐지만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PFV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로 남아있다. 2010년 설립돼 종로구 청진동에 타워8빌딩의 신축을 진두지휘 했던 지엘메트로씨티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율 199.9%를 기록했다. 빌딩이 완공 전 매각되고, 현재 준공된 상태로 사업이 종료됐지만 결손금이 100억 원 쌓여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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