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엘산업개발, 'PFV 활용' 덩치 키웠다 [부동산 디벨로퍼 열전]②맞춤형 시행법인 설립 '투자자 모집', 14곳 자회사 '조직 방대'
고설봉 기자공개 2017-07-07 08:14:26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지만 정작 명함을 내밀만한 시행사는 손에 꼽힌다. 땅만 있으면 작은 자본으로도 얼마든지 부동산 개발이 가능한 현실 탓이다. 대부분 생명이 짧은 '반짝 시행사'가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부동산 훈풍을 타고 규모와 실력을 갖춘 시행사들 점차 늘어나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developer)라 불리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30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엘산업개발은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방대한 지배구조를 갖췄다. 2016년 기준 전 계열사 매출총액이 약 3000억 원에 불과하지만 자회사 및 특수관계사(이하 계열사)를 14곳이나 보유하고 있다.주주 구성도 다양하다. 경영권을 확실하게 확보한 주주가 없고 여러 갈래로 지배력이 분산돼 있다. 대부분 계열사가 프로젝트금융투자회(PFV)로 이뤄져 있어 증권사 등의 금융회사들도 주요주주로 참여한다.
◇PFV 내세워 택지매입·도시개발, 수익 주주배당
지엘산업개발은 시행사업 전면에 직접 나서기보다 프로젝트금융회사(PFV)를 만들어 택지를 매입하고 신축 및 분양사업을 한다. 2007년 청진 12~16지구 시행 때는 지엘PFV1을 설립해 사업에 착수했다. 2010년 지엘메트로씨티를 설립해 청진 8지구를 개발했다.
이후 사업 거점을 서울 강남권으로 확대할 때도 PFV 설립이 이어졌다. 2014년 12월에는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업무지구 1-2블럭(현 문정SK GL메트로시티)에서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엘문정PFV를 만들었다.
2015년에는 강남구에서 같은 형태의 사업구조를 선보였다. 역삼오피스PFV를 만들어 역삼동 706-19번지 1488㎡의 대지를 총 450억 원에 매입했다. 현재 CJ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오피스빌딩을 신축 중이다. 지난해 말 서울 금천구 가산동 60-29번지 부동산을 매입한 주체도 PFV인 지엘가산메트로이다. 이외 지엘쌍동도시개발도 신설했다.
PFV 설립을 통한 시행은 자금 모집을 수월하게 하고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사업 시행이 종료된 뒤에도 실제 PFV를 청산하기 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시작부터 페이퍼컴퍼니로 만들어진 만큼 청산 이전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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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서 금융회사까지' 주주 다양, 최대주주 지배력 약해
지엘산업개발은 개인 투자자들이 연합군 형태로 모여 있다. 페이퍼컴퍼니인 PFV들을 늘리고 여러 곳에서 자금을 모집하면서 계열사 전반에 대한 지배주주 장악력은 떨어진 상태다. 투자자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해관계 조정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엘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지분 47.87%를 보유한 황세훈 대표이사다. 이외 지분은 6명의 개인들에게 분산돼 있다. 정 훈 씨 15%, 김영주 씨 17%, 이기서 씨 10%, 이록승 씨 10% 등이 지분을 각각 소유했다. 황 대표의 보유 지분이 50%를 넘지 못하면서 독자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지는 못하는 구조다.
황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엘메트로씨티도 상황이 비슷하다. 황 대표의 지분율은 40%이고 나머지는 금융사와 특수관계사 등이 분산해서 보유한다. 오흥월 씨가 14%, 구수연 씨가 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 현대증권 5%, 지엘에이엠씨 4%, 씨앤엘글로벌 18%, 성광디앤씨 14% 등으로 나눠져 있다.
PFV에는 금융회사들도 주요 주주로 등장한다. 역삼PFV 주요 주주는 미래에셋대우(19.99%)와 메리츠종합금융증권(19.99%)이다. 지엘문정PFV에는 미래에셋대우(5%)와 대신에프앤아이(10%)가 각각 출자했다.
13개 계열사 중 지엘산업개발의 자회사로 편입된 곳은 아디앤플래닝그룹이 유일하다. 지엘산업개발이 6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그룹과 무관한 제 3자가 보유하고 있다. 남상원 씨가 29.8%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어 이훈 씨 5% 등 총 4명의 개인주주들이 있다.
지분 50%가 넘지만 지엘산업개발 자회사로 포함되지 않은 법인들도 3곳이나 존재한다. 글로벌알앤알, 지엘쌍동도시개발, 지엘글로벌대부 등은 자회사 편입 대신 지분법이 적용되는 피투자회사로 남아있다. 이외 PFV인 지엘가산메트로, 역삼오피스PFV, 지엘문정PFV 등도 피투자회사로 등록돼 있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지엘산업개발은 시행사라기보다는 지주회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별도 주식회사 형태의 PFV를 만들어 각각의 개별 시행사업을 진행하게 하고, 수익을 배당 형태로 나누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종료 뒤에도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PFV들이 남아 있어 계열사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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