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엘산업개발, 오피스빌딩 실력자…땅 매입 재가동 [부동산 디벨로퍼 열전]①가산동 삼성 소유 부동산 취득, 청진동 '타워8·그랑서울' 시행 경험
고설봉 기자공개 2017-07-06 08:14:32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지만 정작 명함을 내밀만한 시행사는 손에 꼽힌다. 땅만 있으면 작은 자본으로도 얼마든지 부동산 개발이 가능한 현실 탓이다. 대부분 생명이 짧은 '반짝 시행사'가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부동산 훈풍을 타고 규모와 실력을 갖춘 시행사들 점차 늘어나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developer)라 불리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9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시행사) 지엘산업개발은 서울 도심 오피스빌딩 재개발 실력자로 꼽힌다. 청진동 재개발 사업 이후 꾸준히 땅을 확보하며 시행업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서울 서부권 최대 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가산동 디지털단지 일대 부동산을 속전속결로 매입하며 다시 주목 받고 있다.지엘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계열사인 지엘가산메트로를 앞세워 서울 금천구 가산동 60-29번지 옛 삼성물산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인수했다. 건물은 지은 지 16년 정도 돼 낡았지만 땅이 넓어 개발 부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엘산업개발은 대지면적 8247㎡의 땅을 3.3㎡당 1460만 원(총 365억 원)에 매입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지만 잔금을 단기간에 납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시행사들은 넘볼 수가 없었다.
지엘산업개발이 향후 부지를 어떻게 개발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일대는 삼성물산, LG전자 등 공장들이 예전부터 터를 잡고 있었던 곳으로 최근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주변이 '섹션 오피스'로 변모하면서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섹션 오피스는 빌딩 한 층을 20~30평의 구획단위로 나눠 모듈화 해 임대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무공간이다.
부동산신탁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산동을 비롯한 성수동, 문정동, 양평동, 대림동, 구로동 등에서 섹션 오피스 신축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이 소규모 사무 공간 확보와 투자 차원에서 선호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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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엘산업개발은 2005년 6월 부동산종합컨설팅과 개발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황세훈 대표이사가 지분 47.87%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다. 도심 상업지역 재개발 상징인 서울 종로구 청진동 지구에서 오피스빌딩 신축을 시행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청진 8지구(현 타워8 빌딩)와 청진12~16지구(현 그랑서울) 등이 지엘산업개발 작품이다.
지엘산업개발은 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새로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7년 청진 12~16지구 시행 때는 지엘피에PFV1을 설립해 사업에 착수했다. 2010년 청진 8지구 사업 때는 지엘메트로씨티를 설립하면서 사업을 이끌었다.
지엘산업개발은 생명이 짧은 시행업계에서 보기 드문 경우다. 오랫동안 오피스 시행사업이라는 한 우물을 파면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개별 사업장의 시행을 통한 분양수익이 매출의 100%를 차지하는 만큼 수익 변동성이 심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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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결 기준 지엘산업개발은 매출 178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1억 원과 14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15억 원대비 매출은 1만1813%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대규모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지엘산업개발의 대규모 실적 개선은 종속기업인 아이디앤플래닝그룹의 시행사업 덕분이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은 부동산개발 및 컨설팅사업을 위해 2004년 8월에 설립됐다. 지난해 경기도 일산동구 중산동 49-1번지 일원에서 일산센트럴아이파크 아파트 시행사업을 진행하면서 매출이 크게 불었다.
더불어 계열사로 분류되는 각 PFV들의 실적을 단순 합산하면 지엘산업개발의 연간 매출은 약 3000억 원 정도로 불어난다. 지난해 지엘문정PFV는 매출 1130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 순이익 2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역삼오피스PFV와 지엘메트로씨티는 매출이 각각 0원이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엘산업개발은 청진동 일대 도심 재개발 사업 초기에 뛰어들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세를 키운 시행사"라며 "그 당시 발생한 이익을 재투자하면서 꾸준히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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