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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모호한 '소유와 경영 분리' [기로에 선 LCC]⑧오너 2세 '사외이사' 논란에 기타비상무이사로 변경, 이사회 참여

박상희 기자공개 2017-07-11 08:30:35

[편집자주]

재무구조가 부실한 항공사에 대해 면허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온 저비용 항공사(LCC)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CC는 외형성장에도 불구 불안한 재무구조가 늘 생존을 위협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 개별 LCC의 실적과 수익 구조,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6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이스타항공그룹 회장 개인이 설립한 회사다. 애경·한진·금호아시아나 그룹 등 대기업에서 출자한 저비용항공사(LCC)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이스타항공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내세우고 있다. 소유주가 이상직 회장의 두 자녀다. 이 회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지만 장녀가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타항공 이사회는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종구 대표이사, 조필제 부사장(관리부사장), 박성귀 전무(재무실장) 등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최 대표는 부사장 시절이던 2015년 3월 등기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조 부사장과 박 전무는 올해 3월 등기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수지 씨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이 씨는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 대주주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당초 이스타항공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 회장의 직계가족이 사외이사를 맡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해 11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이스타항공 소유권을 친형에게 넘기고 경영에서 손을 뗐던 이 회장은 의원 임기 만료 이후 경영 복귀를 고려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해 간담회를 열고 경영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이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해 계획을 접었다"며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이 회장이 창립자이면서 실질적인 오너인 점을 감안해 '회장직'으로 예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의 두 자녀가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다. 이 회장은 이스타홀딩스 지분이 없지만 자녀들을 통해 우회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이사회
*이스타항공 이사회 현황

이 회장은 이스타항공을 창립했지만 대표이사를 맡은 적이 없다. 그 동안 대표이사를 거쳐 간 양해구·강달호·박수전·김정식 씨를 비롯해 현재 최종구 대표 등은 대부분 항공업에 오래 종사한 전문경영인이다. 최 대표는 초창기인 2009년 이스타항공에 합류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 회장은 오너라고 해서 꼭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유지되는 게 더욱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소유와 경영 분리 기조는 이 회장 자녀의 이사회 참여로 빛이 바랬다. 이 대표는 2015년 이스타항공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스타홀딩스 주주인만큼 이스타항공에 입사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수도 있었지만, 해외 체류 사정을 감안해 사외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2조 원 미만의 비상장사로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는 이스타항공은 향후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사외이사직을 신설했다. 이 때문에 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대주주와 이사회 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 자리를 오너 일가가 맡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직함을 바꿔 달았다.

이스타항공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된 이 대표에 대한 정보에서도 소외돼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주요 주주와 경영진 현황 등이 외부에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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