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이하 베어링PEA)가 한라시멘트 매각을 시사한 가운데 관련업계에선 '유진·삼표·아주그룹' 레미콘사 3인방과 시멘트 산업 1차 재편 과정에서 소외된 아세아시멘트 정도가 인수후보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이 중엔 자금력이 의문시되는 잠재 투자자들도 있지만 30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추산되는 한라시멘트 매매가를 감안하면 "해볼 만하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시멘트 인수전에서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되는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곳은 2015년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를 품에 안은 삼표그룹이다. 레미콘업계에서 유일하게 골재-시멘트-레미콘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이후 최근 생산물량 면에서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레미콘업체가 시멘트업을 영위하면 시멘트 생산량의 상당 비중을 레미콘 제조를 위해 자가소비하고 남은 물량을 덤핑 판매하는 게 가능해진다.
인수 효과에 대해선 "한라시멘트를 현재 갖고 있는 삼표시멘트와 합쳐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도 삼표 입장에선 매력적인 시나리오일 수 있다"는 긍정론과 "삼표시멘트가 연안사인 만큼 똑같은 연안사(한라시멘트)를 인수하는 게 큰 메리트는 안될 것"이란 회의론이 공존한다.
작년 말 기준 지주사 삼표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200억 원 남짓에 그치고 삼표시멘트의 보유현금도 1000억 원이 안된다는 점에서 인수 여력 보강은 필요해 보인다. 삼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자산 유동화 작업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원매자로 꼽히는 곳은 시멘트업계에서 차츰 입지를 잃어가는 아세아시멘트다.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상위 7개 시멘트업체 중 한 곳으로서 오랜 기간 군림해 왔으나, 최근 한일시멘트의 현대시멘트 인수로 안정적 과점체제에 균열이 생겨 다급한 입장에 놓였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한일시멘트가 주도한 동종업체 간 M&A로 국내 시멘트 시장이 6강 체제로의 개편을 맞은 이상 아세아시멘트로서는 다가 올 2차 산업 재구조화에는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할 법하다.
이는 생산능력(Capa) 면에서 업계 2위인 성신양회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하나 현재 재무구조 개선에 한창인 만큼 한라시멘트 인수 경쟁에 저돌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2년 전 동양시멘트 매각 입찰에 한일시멘트와 동맹을 맺어 참여한 경험도 있다.
레미콘업계 1위 유진기업과 3~4위권인 아주산업도 삼표의 시멘트 사업 진출과 같은 맥락에서 잠재 인수후보군에 포함시킬 만하다. 유진그룹은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등 시멘트업계 톱티어(Top-tier)급 매물이 나올 때마다 비딩에 참가한 전력이 있다. 동양시멘트 매각 때는 본입찰에서 삼표에 밀렸고 쌍용양회 바이아웃(Buy-out) 거래에선 완주를 포기했다.
아주그룹은 그간 시멘트기업 M&A에 나선 적은 없으나 최근 아주캐피탈 매각 성사로 2000억 원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돼 일부에서 가능성 있는 후보로 지목하기도 한다.
국내 시멘트업계 사정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굵직한 피어그룹 매물들이 이미 주인을 찾은 뒤라 매각 타이밍이 좋진 않아 보인다"며 "한라시멘트의 경우 경쟁사보다 광산(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수명이 짧고 조달하는 석회석의 품질도 떨어진다는 게 일반론이어서 '바이어들이 좋은 물건으로 여기느냐'의 이슈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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