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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PEA, 1년여만에 매각 추진 배경은 시멘트업황 적신호…"지체할 수 없다" 판단한듯

한형주 기자공개 2017-07-20 08:32:41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7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PEA가 글랜우드PE와 컨소시엄을 이뤄 라파즈한라시멘트(현 한라시멘트) 인수를 마무리한 것은 지난해 4월 말. 베어링이 예고된 대로 한 달쯤 뒤 한라시멘트 매각 거래를 론칭한다면, 경영권 취득 후 약 1년 4개월 만에 매물로 내놓는 것이 된다. 베어링은 연내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베어링PEA가 이토록 짧은 기간에, 그것도 최근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 등 작업이 마무리 되기 무섭게 서둘러 매각을 준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시멘트업계와 IB업계에선 내년부터 국내 건설경기가 다시 꺾일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적 행보로 이해하고 있다. 향후 시멘트 업황 추이 등에 대한 관측 결과를 토대로 '더 이상 지체해서 좋을 것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것.

실제 한라시멘트의 매출과 수익성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는데, 베어링PEA 내부에선 M&A 밸류에이션의 토대가 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등 실적이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는 곧 내년에 도래할지 모를 '다운 턴(Down Turn)' 추세에서 자칫 늑장 대응할 경우 엑시트 플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년도 시황 둔화 시나리오는 시멘트업계에서도 진작부터 예상되던 바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대체로 시장 상황이 올해까진 나쁘지 않게 전개되고, 내년부터 불투명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촉발된 부동산 시세 상승이 문재인 정부 들어 더욱 가팔라지면서 '6·19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는 등 가격 억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점을 차치하더라도 실질적인 주택 구매 수요는 분명 줄고 있는 데 반해 아파트는 비정상적으로 계속 지어 올리고 있는 현 상황이 추후 미분양 적체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멘트업계 중론이다. 시멘트사 입장에선 교량·터널·댐 등 사회기반시설(SOC)보다 아파트 신축공사가 마진이 훨씬 남는 장사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그간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 덕을 많이 봐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현상을 유지할 만한 유인이 딱히 없어 올해 이후부터 차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섞인 관점이 대두되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유연탄 가격도 심상찮은 동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이어오더니, 6월 들어 첫 주에만 7.5%(전주 대비) 급등하는 등 반등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시멘트의 주 원료인 유연탄은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가량에 달해 가격 상승이 업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된다.

아울러 베어링PEA로서는 직전 현대시멘트의 매각 성공 사례가 시장에 각인돼 있을 때 신속하게 정리하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도 했을 법하다. 한 관계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산도 베어링의 빠른 매각 추진 이면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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