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18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1은 최근 755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LS그룹에 편입된 이래 처음 있는 이번 일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올해 들어 E1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좋지 않다. 신용평가 기관들은 E1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A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A로의 하향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훼손된 원인으로는 자회사 LS네트웍스의 실적 부진, 과도한 이자비용 등이 꼽힌다.
E1의 EB 발행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최근 회사의 재무구조를 문제 삼는 목소리들을 잠재울 수 있을 만한 시그널이 필요했다는 게 E1 측 설명이다. 755억 원은 시장에서 제기하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EB 발행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E1은 발행 주식의 약 60%를 대주주 보유분(45.33%)과 자사주(15.72%) 형태로 묶어두고 있다. 상장사임에도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전체의 40%에 미치지 못한다. 시장에서는 E1 측에 유통 주식 수를 늘려 달라는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해 왔다.
EB 발행은 시장의 오랜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E1에 따르면 이번 EB 발행에는 107만 주의 자사주가 활용될 예정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고 E1의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교환된 주식 수만큼 장내 거래량이 늘어나고 자사주는 줄어들게 된다.
E1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며 "EB 발행은 중장기적으로 유통 주식 수를 늘려달라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간 E1에겐 시장과 소통할 유인이 적었다. 본업인 액화석유가스(LPG) 도매 공급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별다른 활동 없이도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회사가 자리 잡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첫 EB 발행을 계기로 E1이 시장과의 접점을 점차 늘려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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