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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그리고 외국인 투자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17-08-30 08:10:07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8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함순항미사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스커드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여태껏 자주 접해 본 적 없는 단어들이다. 심지어 맞는 용어인지도 잘 모르겠다.

이같이 영화에서나 가끔 듣는 단어들을 최근에 자주, 가까이서 듣게 돼 당혹스럽다. 몰라서 안전하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문제가 없어서 안전하다고 믿는건지 헷갈린다. 요새는 국가 안보 뿐 아니라 나의 안위까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 언론에서 북핵 관련 기사를 다룰 때 1면 헤드라인이나 다른 방송 중 브레이킹 뉴스(Breaking News)라고 자막을 띄우는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한 기사가 우선순위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나에게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뉴스가 나온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북핵과 관련한 질문을 담은 이메일이 여러통 쌓여있다. 심지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외국 투자자도 있다. "한국 분위기는 어때?" "여전히 안전하니?" "너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해?" 등 말이다.

참 난처하다. 북한 전문가도 아닌 평범한 일반 시민이 매번 할 수 있는 답변은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한 두 푼도 아니고 몇 백 억, 몇 천 억 원 이상을 투자한 그들 입장에서 이런 궁금증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시원하게 설명할 방법도 뽀죡하게 없다. '왠지 불안한데…예전과는 다른 것 같아'라고 말할까 고민하다가도 '투자를 중단하지는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솔직한 속내를 표하기도 어렵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에는 국가별 외국인직접투자금액(FDI)을 조사하는 'FDI 인텔리전스(Intelligence)'라는 팀이 있다. 이곳에서 얼마 전 발표한 '글로벌 그린필드 투자 트렌드(Global greenfield investment trends) 2017'에 따르면 브렉시트 영향으로 지난해 영국으로의 그린필드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42%나 감소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신규 일자리도 9%가 줄었다.

영국 정부는 영어를 사용하고 금융 관련 전문인력이 많기 때문에 금융허브로서 영국의 입지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정부 또한 내심 걱정이 많은 눈치다. FDI는 국내총생산(GDP)나 GDP 성장 전망과 밀접하게 연관 돼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쉽게 이해된다.

FDI 중에서도 그린필드투자는 해외 투자 시 기업이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 및 사업장을 건설하는 투자방식을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비와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투자를 받는 국가 입장에서는 고용창출효과가 크다. 이런 이유로 이미 건설되어 있는 공장이나 회사를 사서 진출하는 '브라운필드투자' 방식과 비교되며 상당히 환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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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위에서 아시아 지역만 보면 지난해 해외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 중 한국은 상위 10위 안에도 이름을 찾기 어렵다. 반면 해외 투자를 많이 한 아시아국가 순위에서는 프로젝트 수 5위, 투자 금액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은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두 활발한 반면 한국은 아웃바운드만 활발한 셈이다.

이 리포트는 올해 FDI 규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세계 경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미국의 통화정책, 브렉시트, 유럽 각국 선거, 중국의 FDI 규제 등을 꼽았다. 리포트를 발표 때만해도 고려하기 어려웠던 돌발변수 '북한'은 빠져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한국이 받은 외국인직접투자(그린필드투자 포함) 전체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8월 들어서는 상반기와 달리 국내 분위기를 묻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화는커녕 이메일 조차 없다. 조용함이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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