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 주력 TPA 악화일로…'다각화' 승부수? [화학사 빅딜 후]①저조한 수익성 '고민'…태양광 진출 '기대반 우려반'
김병윤 기자공개 2017-09-11 07:08:00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국내 대기업 간 화학계열사 간판 교체가 잇달았다. 거래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딜이다. 해당 그룹 사업 구조는 물론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거래로 꼽힌다. 과연 계열 변경 후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어떤 진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화학부문 빅딜 후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6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종합화학은 '종합'이라는 사명에서 묻어나는 느낌과 달리 테레프탈산(TPA) 단일 제품만 생산하고 있다. 한 분야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중국이 대대적인 생산에 나서자 위기로 돌변했다. 공급 과잉이 일면서 수익성 저하가 심화됐다.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별다른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한화종합화학이 꺼내든 카드는 업종 다변화다. 태양광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자회사 한화솔라파워를 설립했다. 자회사는 본격적인 사업 착수 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태양광사업은 다양한 변수가 내재해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한화종합화학이 사업 다각화 카드로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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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A산업 침체…저조한 수익성 '고민거리'
지난해 한화종합화학의 영업이익은 5459억 원이다. 전년 대비 144.1% 증가했다. 외형상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듯하지만 이는 자회사 한화토탈 때문에 일어난 착시다.
지난해 한화종합화학의 영업이익에는 한화토탈을 비롯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4개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반영됐다. 그 규모는 총 5374억 원이다. 한화종합화학 영업이익의 98.4%를 관계기업이 책임진 셈이다. 이중 한화토탈이 차지한 비중은 97.6%다. 2015년에도 한화토탈은 한화종합화학의 실적에 크게 기여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화토탈 등 관계사 이익을 걷어낼 경우 한화종합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업황의 침체 속에서도 흑자를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저조한 수익성은 고민거리다. 관계사의 수익을 제외한 한화종합화학의 영업이익률은 0.77%로 추산된다.
낮은 수익성은 업황의 침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TPA를 유일하게 생산·판매하고 있다. TPA는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재가공한 파라자일렌(PX)을 원료로 한다. 폴리에스터(PE) 섬유, 페트병, 필름 등을 생산할 때 쓰인다.
TPA 산업은 2011~2012년 중국이 대대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부진의 길로 들어섰다. 한화종합화학 등 국내 TPA 생산업체에 중국은 주요 수출처였다. 하지만 중국이 투자 후 막대한 규모의 TPA를 생산하면서 공급 과잉이 빚어졌다. 기존 중국으로 향하던 국내 TPA 물량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
중국의 공습은 국내 TPA업계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에 이어 국내 TPA 생산량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남석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03%다.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익성은 저조하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신규 해외시장 개척 등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최신식 설비로 무장한 중국 제품이 국제적으로 더욱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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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안 보이는 TPA산업
TPA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가 대두되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나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까지 나온 방법은 생산량 축소다.
하지만 이는 공급 과잉만을 해결하는 미봉책일 뿐 업체들의 수익성 고민을 덜어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를 갖춘 화학업은 생산량을 늘릴 수록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며 "감산에 돌입할 경우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주도해 구조조정에 돌입했지만 현재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수익성 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산업 진출, 신의 한수될까 악수될까
한화종합화학은 TPA산업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한화종합화학이 선택한 산업은 태양광이다. 지난해 회사는 태양광사업을 영위하는 그룹 계열사 한화큐셀코리아가 단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규모는 2500억 원이다. 올해는 1100억 원을 출자해 자회사 한화솔라파워를 설립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태양광사업 진출을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한화솔라파워를 세웠다"며 "현재 사업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사업의 방향은 연내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의 사업 다각화 행보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따른다. 단일 품목 생산에 따른 리스크 분산과 그룹 내 태양광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와의 시너지 등이 기대되는 효과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태양광산업 경우 대내외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탈원전·탈석탄 정책과 미국·중국의 무역 정책 등에 따라 태양광산업의 업황은 크게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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