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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정 D-5…삼파전 속 숨은 전략은 WD 유력해 보이지만…반전 거듭하는 혼전 양상

김성미 기자공개 2017-09-11 08:21:2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8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13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막판까지 세 후보의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 지금까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주도하고 있는 신(新) 미일 연합이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까지 받았으나 WD의 반격에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한미일 연합이 애플이란 응원군을 등에 업자 WD는 다시 경영권 포기란 반전 카드를 꺼냈으며 이들은 또 다른 카드를 내심 준비하고 있다.

양대 연합 세력의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연합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도시바 M&A는 끝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이다.

도시바

◇경영권 포기한 듯 포기하지 않은 WD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D가 주도하고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이 참여하는 신 미일 연합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언급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WD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면서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WD는 도시바 메모리의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에서 협업을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욧카이치 공장의 지분은 도시바가 50%대 후반을, WD가 40%대 전반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WD는 메모리반도체 품귀 현상에 도시바 지분 출자보다 생산설비 소유 지분 확보가 낫다고 판단했다.

업계는 WD가 표면적으로 인수에는 합류하지 않으면서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통과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해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6%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WD가 도시바(17%)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33%의 점유율로 올라서면서 반독점심사 기준을 넘길 수 있다. 일본의 반독점심사 기준은 30%다.

도시바 이사회에서는 WD의 양보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WD가 향후 의결권을 취득하는 방안은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메모리를 기업공개(IPO)할 경우 WD는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을 16% 이하로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외신은 보도했다.

◇'애플 카드' 꺼낸 SK, 반전 가능할까

당초 도시바 인수전에서 한발 앞섰던 곳은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다. 한미일연합은 베인캐피탈이 주도를 하며 SK하이닉스와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국책은행인 정책투자은행, 복수의 일본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도시바는 신미일 연합과의 조정이 길어지면 매각이 늦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도 매각의 유력한 후보로 남겨두고 있다. 채무의 늪에 빠진 도시바가 최대한 빨리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임에 따라 2~3년 전부터 도시바 인수를 준비해온 SK의 우호적인 태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의 굵직한 고객인 애플을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애플의 물량을 확보한다는 것은 사업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메모리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현재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반도체 업종 특성상 언제 이 같은 사이클이 종료될지 모른다. 시황에 관계없이 고객사를 잡고 있는 점은 사업 안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WD가 반독점 이슈를 벗어날 묘안을 내놓은 만큼 한미일 연합도 또 다른 반전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최고가 인수금 쓴 폭스콘도 변수

도시바 M&A는 한미일연합과 신한미일연합의 이파전이란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폭스콘도 무시 못 할 후보군이긴 하다.

6일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폭스콘에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이 제시한 인수가는 2조 엔 이상으로, 후보자 중 가장 높은 인수가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폭스콘 진영에는 반도체 기업이 참여하지 않아 각국의 반독점 심사도 통과하기도 쉬울 것으로 보인다.

홍하이연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일본 정부다. 일본 정부는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중국계 기업에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하는 방안을 꺼리는 상황이다.

한편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에서 입은 7000억 엔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지난 2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분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바는 2017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채무 초과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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