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욱 부산은행 부행장보, 4년만에 현업 복귀 [금융 人사이드]IBM·AT커니 임원 출신, 현대카드 '챕터2' 설계..빈대인 행장 직접 영입
김선규 기자공개 2017-10-13 10:24:24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2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은 디지털금융과 금융상품 서비스에 대한 골격을 잘 갖추고 있다. 잘 다져진 프레임 위에서 조금 더 새로운 것이 없는지 찾아보고 고객들이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는 것이 나의 임무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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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산 내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그는 호텔에서 생활 중이다. 30년 넘게 서울에서 생활한 그는 부산생활이 낯설지만, 부산은행과는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2016년 IBM Korea에서 금융산업섹터 리더를 맡았던 한 본부장은 부산은행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썸뱅크(Sumbank) 개선 작업과 빅데이터 전략 수립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당시 부산은행 디지털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빈대인 부산은행장은 한 본부장을 눈여겨보고 영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본부장은 "컨설팅 관련해서 자주 만났던 빈 행장이 은행에서 같이 일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했다"며 "부산은행은 작지만 디지털 기술이나 혁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빈 행장도 디지털금융에 상당한 식견과 관심을 두고 있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한 본부장은 금융사 디지털 업무와 관련해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997년 서울대 국제경제학을 졸업한 그는 IBM Korea에 입사해 10년 간 소매금융 상품과 마케팅, 채널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2007년 A.T 커니(Kearney)로 자리를 옮겨 KB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상품 개발 전략 및 포트폴리오 수립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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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EY 상무를 거쳐 2015년 IBM Korea로 컴백한 그는 은행, 증권, 보험, 신용카드 등 금융기관 대상 컨설팅 총괄 업무를 맡았다. 특히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영향력이 상당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본부장은 컨설팅 업무뿐만 아니라 금융 현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현대카드 IT혁신팀장으로 영입된 그는 현대카드/캐피탈의 핵심 과제였던 '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축하는데 상당한 공을 세웠다.
이후 6년 간 현대카드에서 모바일전략팀장, 온라인사업실장, UX실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하면서 모바일과 웹, 디지털 비즈니스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현대카드의 혁신 전략인 '챕터(chapter) 2'도 그의 손을 거쳐간 작품이다. 포인트와 캐시백 중심으로 카드 서비스 전략을 단순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챕터 2는 2013년에 발표된 이후 기존 카드사의 상품 체계 개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를 퇴사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현업으로 돌아온 한 본부장은 연휴 후유증을 잊은 채 업무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쉴새 없이 회의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한 본부장이 컨설턴트로서 디지털금융 분야를 수행했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업무에 적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본부장은 "아직 업무현황을 파악 중이지만 디지털금융에 대해 어느 정도 플랜을 갖고 있다"며 "무턱대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진행하기 보다 기존에 구축된 틀을 좀더 다진 이후에 AI, 블록체인 등 활용해 차별화된 포인트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은행이 안고 있는 지방은행이라는 한계를 디지털금융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한 본부장은 "현실적으로 지방은행이라는 점에서 수도권 공략이 쉽지 않다"며 "다만 썸뱅크라는 앱을 통해 수도권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브랜드 이미지를 잘 구축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의 한 본부장 영입은 매우 이례적인 인사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수적인 은행업 특성상 부산은행이 젊은 외부 인사를 부행장급으로 영입한 사례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본부장은 1972년 생으로 다른 부행장에 비해 10살 정도 어리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분야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지만 내부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새로운 피를 수혈해 차별화된 디지털금융 운용 모델을 만들겠다는 빈 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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