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vs 아시아나, '모그룹'에 희비 갈렸다 [Deal Story]한진 vs 금호 리스크 좌우…주관사 영업력·신용등급 차이도
강우석 기자공개 2017-10-25 15:44:25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4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공모채를 연달아 발행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수요예측 결과는 판이했다. 대한항공은 첫 완판을 거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유효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룹사 리스크가 투심의 향방을 갈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대한항공은 지난 11일 1.5년물 800억 원 어치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800억 원 모집 물량에 335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대한항공이 수요예측에서 처음으로 모집액 이상을 확보한 순간이었다. 당초 대한항공은 조달금리를 1.5년물 민평 대비 50bp 가량 낮춰 제시했다. 최종 금리는 4.188%. 민평금리보다 140bp나 낮게 책정되며 비용 부담을 덜었다.
아시아나항공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 17일 1.5년물 600억 원 어치의 투자자를 모집했으나 30억 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리테일 판매 수요가 있는 증권사 2곳만이 각각 10억 원, 20억 원씩 주문을 넣었다. 희망금리는 밴드 최상단인 6.20%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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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그룹사 리스크가 두 회사채의 희비를 갈랐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연초 이후 실적이 향상되고 있지만 모그룹의 상황은 정반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해운이 계열분리되면서 약 1조 원의 부채를 감축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주사(금호홀딩스)의 현금창출력이 부진할뿐 아니라 금호타이어 리스크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실적 추세가 좋고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분리되면서 지원 리스크도 줄어들었다"라며 "만기 때까지 보유해도 디폴트나지 않을 것이란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매출, 영업이익 규모가 아시아나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업계 양대산맥이지만 비교하기가 어렵다"라며 "대한항공이 영업손실을 기록하지 않는 한 단기 회사채의 투자 매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관사들의 역량도 변수였다. 대한항공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등 다섯 곳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 중 NH·KB·한국투자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 상위 회사로 막강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 중소형사 한화투자증권이 단독 주관한 아시아나항공보다 마케팅 파워가 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대한항공 주관사 관계자는 "신고서, 계약서 업무와 세일즈 등의 부문에서 주관사 간 역할분담이 잘 됐던 편"이라며 "대한항공 실적이 회복 국면이고 한진해운도 분리돼 투자자를 공격적으로 모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이 다른 점도 기관 수요가 엇갈린 배경이다. 대한항공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BBB, 안정적', NICE·한국신용평가로부터 'BBB+, 부정적' 평정을 받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스플릿 없이 'BBB0, 부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상 투기등급 강등 직전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다수 증권사들이 내부 규정 상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관사 관계자는 "BBB 제로 급을 투자 유니버스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증권사들이 여럿 있었다"라며 "인수단이 떠안았지만 리테일에서 전량 소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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