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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 올려라" 삼성증권 IB, 기업여신 확대 포스코에너지·대우건설·SK건설 등 자금 지원…시장지위·수익성 제고 절박함

임정수 기자공개 2017-10-26 15:55:25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5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최근 기업여신(사모사채 인수 포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삼성증권이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시장성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의 원군 역할을 하면서 기업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9월 포스코에너지가 발행하는 3년 만기 사모사채 1300억 원어치 발행을 성사시켰다. 이 중 상당액을 삼성증권이 직접 인수해 갔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붙여 발행된 사모사채의 발행금리는 2.98%로 정해졌다.

포스코 에너지는 최근 연료전지 매각, 실적 악화, 신용도 추락 등의 악재로 공모 채권 발행을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을 지불하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A급 건설사에도 잇따라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대우건설(A-)이 발행하는 800억 원어치의 사모사채를 주관했다. 2년 만기 사모사채 금리는 4.70%로 정했다.

대우건설은 신용도 악화로 4년 이상 공모 회사채 발행을 하지 못했다. 사모사채를 마지막으로 발행한 것도 2년이 넘었다. 삼성증권의 지원에 힘입어 2년 6개월만에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공급받게 됐다.

삼성증권은 앞서 SK건설(A-)에도 3년 만기 자금 700억 원어치를 빌려줬다. 금리는 5.27%로 정해졌다. 이후 같은 만기의 SK건설 공모사채 발행금리가 4.4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여신을 제공한 셈이 됐다.

삼성증권의 기업여신 확대 행보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국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하우스로 꼽혔던 삼성증권이 공격적으로 바뀐 것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것이다.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가는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증권사에 계속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연말까지 북(Book)을 8000억 원까지 채우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의 부진을 기업여신 확대로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만기가 긴 국공채 투자로는 평가 손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금리가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리스크가 적은 기업여신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업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IB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녹아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 총수익스왑(TRS) 방식으로 SK㈜에 SK해운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지원하면서 SK해운 기업공개(IPO)를 약속받았다. SK해운이 IPO를 추진할 경우 주관사나 인수단 참여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그룹 계열사 간 경쟁 관계 등으로 대기업 그룹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면서 "IB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틈새 기업들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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