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26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덕양산업의 부채비율 상승 주범인 매입채무는 대부분 중국 사업에서 발생했다. 오너일가의 경영권 회복 후 첫발을 뗀 중국시장에서 다품종 생산체제를 갖춘 가운데 거래처 외상대금이 급증했다. 국내와 달리 제품 납품 후 자금 회수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원자재 구입처 지급해야 하는 매입채무가 덩달아 불어났다.

덕양산업은 2015년 5월 현대모비스로부터 '베이징모비스촌체오토모티브파츠(현 베이징덕양중차기차영부건유한공사)'의 지분 60%와 로열티 수취권을 인수하고 중국에 첫발을 뗀다. 지분과 경영권 인수에 모두 732억 원을 투입했다.

<자료: 감사보고서>

중국 법인 인수는 외형 확장과 지역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국내 부품 납품 원가율이 100% 가까운 가운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중국 진출은 대주주일가의 경영권 회복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창업주인 고(故) 윤주원 회장의 장남인 윤성희 사장은 2014년 비스티온 인터내셔널 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고 최대주주로 오른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경영권을 넘긴지 15년 만에 다시 자리를 되찾았다.

오너일가 구성원으로 실무 경험이 짧았던 윤 사장은 등기임원으로서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장기간 무차입 경영을 해온 덕양산업은 중국 법인 인수를 외부에서 649억 원을 조달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선택은 적중했다. 덕양산업 계열로 편입된 첫 해인 2015년 베이징덕양중차기차영부건유한공사는 매출액 1407억 원에 순이익 62억 원을 올렸다. 이로 인해 덕양산업 연결 매출액은 9560억 원으로 전년대비 17.8% 불어난다. 이듬해인 2016년 베이징덕양중차기차영부건유한공사는 매출액 2016년 2273억 원에 순익이 55억 원을 기록했다.

베이징덕양중차기차영부건유한공사는 전문인 크래시패드 외에 콘솔과 카울톱커버 등을 생산한다. 외주물량까지면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생산 품목이 970여개에 달한다.

<자료: 감사보고서>

문제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거졌다. 중국 법인 매출이 유입된 가운데 매출채권도 대폭 증가했다. 대부분이 주요 납품처인 현대자동차에서 발생한 것이다.

2014년 905억 원에 머물던 매출채권은 2015년 1708억 원, 2016년 1824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중국 진출 이전에 비해 매출채권이 2배가량 늘었다. 매출채권이 불어난 이유는 국내와 달리 중국 현지 부품대금 결제에 다소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부품납품 후 결제까지 대략 4~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국내 시장에 비해 자금 회수에 기간이 2배 이상 소요된다.

매출채권 적체는 매입채무 증가로 이어졌다. 납품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원재료 구입처에 대한 대금 지급이 동시에 늦춰졌다. 이는 거래처에 지급해야 하는 원재료 구매대금을 제 때 지급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결국 단기간에 매입채무가 급증했다.

매입채무 증가는 부채비율 상승을 낳았다. 2017년 6월 현재 덕양산업의 부채총계는 연결기준 3287억 원으로 중국진출 전인 2014년에 비해 110%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415%로 급등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사드 악재 여파로 베이징덕양중차기차영부건유한공사는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결손금 누적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로 자본총계가 정체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는 중국시장 조기 안착에 재무안정성 성패가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적으로 매입채무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법인 순익 실현으로 자본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덕양산업 측은 "장단기 차입금 해소를 비롯한 자본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연결 자회사 편입으로 재무구조가 훼손됐으나 별도 기준 국내 사업의 경우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