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지배구조법 1년]OSB, 이사회 운영 모범사례③대표·의장 분리,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일본계'지만 '미국식' 경영문화
원충희 기자공개 2017-11-20 08:43:4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7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규모로 업계 6위인 OSB저축은행은 일본계 저축은행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본 오릭스 코퍼레이션이 지분 76.8%를 소유한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 제일은행 출신 임원들로 인해 경영문화는 미국식에 더 가깝다.이사회 운영에서도 미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소액주주가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다. 사외이사 수도 대주주 추천 사외이사와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비슷하게 구성하는 등 주주간 균형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8월 실시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이사회 구조로 평가된다.
더벨이 자산규모 기준 10대 저축은행들의 이사회 현황을 점검한 결과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겨 놓은 곳은 OSB저축은행이 유일하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사외이사 외 등기이사가 의장직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 가운데 선임사외이사를 별도 임명토록 하고 있다.
10대 저축은행 대다수는 이 같은 예외조항을 통해 대표이사 혹은 대주주 관계자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투자, JT친애, 현대 등 6개의 저축은행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 중이다. SBI와 OK, HK 등 3개 저축은행의 경우 의장직을 기타비상무이사에게 맡겨놓고 있다. 이들도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등 오너이거나 카와시마 카츠야 SBI홀딩스 부사장, 이중무 애큐온캐피탈 대표 등 대주주 관계자다.
|
대형저축은행들이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기지 않는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표이사나 오너(대주주 관계자 포함)가 의장을 맡을 경우 주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이사회 소집을 적시에 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대형저축은행들이 1인 주주 소유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금융규제가 강한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의 기본 취지가 이사회의 독립성 및 감독기능 강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들의 현 지배구조는 이와 거리가 멀다. 시중은행 등 주요 금융업권에선 대표이사(오너 포함)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추세인데 비해 저축은행업계에선 이 같은 인식이 아직 약한 편이다.
OSB저축은행의 지배구조가 더욱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이사 킷스 맥스 샤켓(미국인), 이사회 의장 로버트 알랭 코헨 사외이사(미국인) 체제가 일찍이 자리잡았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옛 제일은행에서 각각 부행장과 행장을 맡았던 사이다. OSB저축은행은 일본계로 분류되고 있으나 옛 제일은행 출신 임원들 덕분에 경영문화는 미국식에 가깝다.
제일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 2000년 1월 미국계 투자회사인 뉴브리지 캐피탈로 매각됐다. 이후 2005년 4월경에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넘어가 지금의 SC제일은행이 됐다. 현재 OSB저축은행의 주축 멤버들은 뉴브리지 캐피탈이 대주주였던 시절 제일은행에서 근무한 인사들이다.
OSB저축은행 이사회에서 눈여겨볼 점은 하나 더 있다. 소액주주의 추천을 받아 선임된 사외이사들이다. OSB저축은행의 주주구성을 보면 일본 오릭스 코퍼레이션이 지분 76.8%를, 미국계 펀드 등 소액주주들이 나머지 23.2%를 나눠 갖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 견제·감시 차원에서 다니엘 로버트 민츠와 토마스 찬수 강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이사회에 입성시켰다. OSB저축은행의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대주주 추천이 2명, 소액주주 추천이 2명, 이사회 추천이 2명으로 주주간 균형을 갖추고 있다.
OSB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주들을 대변하는 사외이사들이 주요 의결에 참여하는 만큼 이사회의 독립적 운영이 가능하고 주주가치에도 부합한다"며 "대주주 오릭스가 일본계 기업이긴 하지만 미국 뉴욕거래소(NYSE) 상장회사라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
- [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
- [2024 이사회 평가]삼성SDS가 품은 엠로, 지배구조 개선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모화학, 구성 지표 아쉽지만 감사위 설치 등 노력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주 입김 강한 한전KPS…준시장형 공기업 한계
- [Board change]LS머트, 이사회에 케이스톤 인사 모두 빠졌다
- [Board change]자산 2조 넘은 제주항공, 이사회 개편 불가피
- [그룹 & 보드]KT, 스카이라이프 사추위 독립성 발목
- KT 문제는 '주주' 아닌 '외풍'
- [이슈 & 보드]KT, 내부 참호 구축 vs 정치적 외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