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의 사나이, 지역대표 공익재단을 일구다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넥센그룹]①강병중 회장 넥센월석·월석선도장학회 사재출연, 부산 일대 공헌
박상희 기자공개 2017-12-08 08:53:20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은 대표적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기업인이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마산·부산에서 학업을 마치고 부산을 대표하는 타이어 기업체를 일궈냈다. 강 회장 주도로 설립된 공익재단 역시 부산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한 한국에서 부산 토착 기업을 일구고 문화재단을 키워냈다.강 회장과 넥센그룹 계열사 출연으로 설립된 공익재단은 넥센월석문화재단, KNN 문화재단, 월석선도장학회 등 3개다. 재단 2곳은 강 회장의 호인 월석(月石)에서 이름을 따왔다. 넥센타이어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육성하고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강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 '넥센타이어·부산경남방송' M&A 공익재단 기폭제
강 회장이 넥센그룹을 이끄는 데 있어 변곡점은 넥센타이어 인수였다. 넥센타이어의 전신은 부산에 세워진 흥아고무공업이다. 흥아고무공업은 설립 후 주인과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뀌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성그룹에 인수되며 우성타이어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외환위기와 법정관리 등을 거친 이후 1999년 강 회장이 이끄는 흥아타이어공업에 인수됐다.
흥아타이어공업은 1973년 강 회장이 설립한 재생타이어 생산업체다. 1967년 29세의 나이로 일본 중고화물차 수입을 시작하며 운수사업에 뛰어든 강 회장이 타이어 산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결과적으로 필연이었다.
강 회장은 "운수업을 하면서 비중이 큰 소모품인 타이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자동차와 함께 타이어산업 성장성을 확신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우성타이어를 인수한 강 회장은 이듬해인 2000년 회사 이름을 현 넥센타이어로 바꾼다. 넥센은 '넥스트 센추리(Next Century)'를 줄인 말로 '내일을 생각하는 기업, 내일을 준비하는 기업, 내일의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강 회장은 넥센타이어 인수 이후 3년 만에 부산·경남방송(KNN)을 인수하며 경영 보폭을 넓힌다. M&A(인수합병)와 함께 강 회장의 공익재단 사업도 급물살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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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계열로 편입한 KNN의 KNN문화재단을 맡았다. 1995년 부산·경남방송이 출자한 30억 원으로 설립된 KNN문화재단은 2002년 넥센그룹에 인수되면서 강 회장이 대표에 올랐다.
강 회장 주도로 만들어진 첫 재단은 2003년 설립된 월석선도장학회다. 강 회장의 사재 20억 원을 털어 문을 열었다. 2008년 설립된 넥센월석문화재단은 강 회장과 핵심 계열사인 넥센타이어가 출연자로 나섰다.
강 회장이 사재 257억 원, 넥센타이어가 30억 원을 각각 출연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30억 원을 현금으로 기부하는 등 재단 출범 이후 꾸준하게 자금을 출연하고 있다.
◇ 계열사 주식 출연 없어, 부산·울산·경남 기반 활동
3개 재단의 총자산 규모는 537억 원 수준이다. 넥센월석문화재단이 389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KNN문화재단, 월석선도장학회의 자산이 각각 128억 원, 20억 원이다.
재단 자산은 강 회장의 사재 출연금과 넥센타이어 등 계열사가 기부금이 대부분이다. 출연은 전액 현금으로 이뤄졌다. 자산 보유 현황을 보면 토지, 건물, 출자 주식 등이 전혀 없다. 대부분 금융자산이다.
3개 재단 모두 부산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활동 역시 부산을 비롯한 울산, 경남 등 지역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넥센월석문화재단의 경우 지난해 고유목적사업 실적을 보면 장학사업 (4억 3000만 원), 예술·문화·체육 지원사업(2억 원), 불우이웃돕기 사업(2억 9000만 원)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장학사업은 부산·경남 지역의 초중고대학생 등에 장학금, 학교발전기금 등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다. 예술·문화·체육 지원사업 역시 더클래식 경남 음악회 지원 등 활동이 지역사회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KNN문화재단, 월석선도장확회 등 다른 재단도 비슷하다.
강 회장이 희수(77세) 기념 문집으로 강연한 내용과 언론에 게재된 칼럼을 모아 냈던 책 제목이 '부울경은 하나다'다. 그가 부산을 비롯한 지역사회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 회장은 1988년 부산상공회의소 13·14대 부회장을 역임한데 이어 1994년부터는 15·16·17대 회장을 계속 이어서 맡았다. 또 1988년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 지회장, 1992년 부산지방국세청 민관세정협의회 회장, 1993년 부산무역협회 설립추진위원회 회장 등을 거쳤다. 2012년에는 진주·부산발전협의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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