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22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부터 벤처조합 보수체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주요 유한책임출자자(LP)인 KDB산업은행(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이 2018년 출자사업부터 벤처조합 보수체계의 개편을 예고한 까닭이다.산업은행과 성장금융은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체계를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제안하도록 했다. 위탁운용사 선정 시 적극적인 성과보수 체계를 제시한 운용사에 가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관리보수를 줄이고 성과보수를 늘리겠다는 것이 이번 개편의 골자다. 국내 주요 LP인 이들의 결정에 따라 다른 LP들도 이와 유사한 보수체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벤처조합 보수체계는 조합 약정총액 중 일정 비율의 금액을 고정적으로 받는 관리보수와 조합 청산 수익율을 기준으로 받는 성과보수로 구분된다. 보통 관리보수는 약정총액의 2~3% 내외로 책정된다. 성과보수는 조합 청산 결과 기준수익율(보통 7% 수준)을 초과하는 금액 중 20%~30% 이내에서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벤처캐피탈들은 벤처조합 운용 과정에서 큰 손실을 보더라도 매년 일정 비율의 관리보수를 받는다. 다른 한편으론 아무리 큰 수익을 내더라도 제한적인 금액만 성과보수로 받을 수 있다.
모험자본 투자는 다른 어떤 투자 시장보다 불확실성이 크다. 업계 상위권의 대형 벤처캐피탈도 자칫 잘못하면 투자 손실을 볼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특히 업력과 인력이 부족한 신생 벤처캐피탈은 기준수익률 이상으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일정 비율 수준의 관리보수 지급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관리보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다. 일부 벤처캐피탈의 경우 벤처조합 운용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벤처조합 규모를 키우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애초에 성과보수 확보 가능성은 배제하고 관리보수만 늘리는데 치중하는 것이다.
또 관리보수가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투자 위험성이 낮은 안정적인 분야에만 투자하는 소극적 투자 관행을 보인 운용사도 더러 있었다. '고위험 고수익'을 지향하는 모함자본 투자의 본질과 전면 배치되는 행태다.
성과보수 중심의 보수체계가 업계에 자리 잡게 되면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펀드레이징 성과보다는 조합 운용 실력이 우수한 벤처캐피탈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무리하게 큰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지양하게 됨으로써 더욱 많은 벤처캐피탈에 정책자금이 골고루 분배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벤처캐피탈들도 보수체계에 대한 자율성 강화 측면에서 반가워하는 눈치다. 벤처투자 역량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고 성과 분배도 더욱 공정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성과보수 중심의 보수체계가 업계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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