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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SK루브 IPO, 닮은점과 다른점은 주력사업·상장시기 등 유사, '채무상환·신성장동력' 투자처 엇갈려

김병윤 기자공개 2017-12-28 10:12:03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가 나란히 IPO를 추진한다. 주력 사업과 상장 시기 등 공통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장기간 IPO 가능성이 제기돼 오다 최근 공식화된 점도 닮았다.

하지만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이 있다. 우선 최대주주가 IPO로 거머쥘 자금의 사용처가 다르다. 현대오일뱅크는 채무 상환에, SK루브리컨츠는 신성장 동력 확보 유입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6일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정유업을 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 역시 내년을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정유업을 이끄는 두 회사가 나란히 IPO시장 등장을 예고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 딜(Deal)이 유사한 점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업뿐 아니라 목표로 한 상장 시점도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IPO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경우 가치평가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PO가 공식화되기까지 숱하게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유사하다. 현대오일뱅크의 IPO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했다. SK루브리컨츠 경우 2015년 IPO를 추진하던 중 철회하면서 상장 시점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SK루브리컨츠의 IPO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있다. 최대주주가 IPO로 거머쥘 자금의 용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최대주주의 재무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SK루브리컨츠의 IPO가 추진된 목적은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수익성은 2012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정유사업의 실적이 둔화된 탓이다. 2014년에는 231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익창출력이 둔화되자 2014년 순차입금은 전년 대비 2조 원 가까이 불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수익성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시현하기도 했다. 2014년 10조 원이 넘었던 총차입금은 올 9월 현재 6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첫 중간배당을 결의하는 등 불어난 곳간을 과시하기도 했다.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IPO 자금을 활용해 배터리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유럽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서는 등 신규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SK루브리컨츠의 IPO로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IPO는 그룹의 유동성 확보 목적이 강하다.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는 현대로보틱스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의 인적불할 후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의 IPO와 더불어 1조 28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한다. 전방위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재무적 상황이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두 IPO의 공모구조를 관심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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