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현대건설, 속도조절 들어가나 62년생 박동욱 신임대표 선임…세대교체·리스크관리 해석
이상균 기자공개 2018-01-08 08:35:54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5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정수현 전 대표를 교체하고 그 자리에 박동욱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박 신임대표의 등장으로 향후 리스크 관리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60년대생 대표의 취임으로 향후 현대건설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현대건설은 5일 박 부사장을 신임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962년 생으로 1988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해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1999년 현대자동차로 이동해 2011년 재경사업부장(전무)을 맡았다. 2011년 4월 다시 현대건설로 돌아와 재경본부장(전무)을 역임했으며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FO 재직시절, 현대건설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조달 과정에서 금리를 크게 낮췄다는 평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정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해 현역 최장수 건설사 CEO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정 전 대표 재임시절 현대건설은 2015년 역대 최대 규모인 19조 233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전년 대비 약 700억 원 늘어난 1조 158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기록을 경신했다.
실적 측면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정 전 대표가 물러나고 재무통인 박 대표가 취임하면서 향후 현대건설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매년 주택사업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2013년 건축·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24.5%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7.8%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와 플랜트 사업 비중은 크게 줄었다.
건축·주택사업 호조는 실적 경신을 이끈 1등 공신이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시장 금리 인상 등으로 하향세 조짐이 뚜렷하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고 과도하게 몸집이 불어난 주택사업을 연착륙 시키는 것이 박 대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건설이 세대교체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대표는 정 전 대표(1952년생)보다 10년이 젊다. 반면 임원진에는 10명 이상의 1950년대 생들이 남아있다.
이번 인사는 예측 불가능한 현대차그룹의 인사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말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정 전 대표는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정 전 대표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발표한데 이어 4일에는 ‘2018 건설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박 대표는 부사장 시절부터 국내외 공사현장을 총괄 관리하는 등 중책을 맡아왔다"며 "잠시 현대차로 소속을 옮기긴 했지만 사실상 내부 승진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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