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28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반포재건축 시공사는 결국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GS건설과의 표 차이는 400표 이상이었다. 이사비 7000만원 지원이 무산되면서 현대건설의 상승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3년간 반포재건축 시장에서 터를 닦아온 GS건설을 물리칠 만큼 기세는 대단했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휘어잡기에 충분했다.이전투구식 싸움이 끝난 만큼, 이제 현대건설은 오롯이 공사비 2조 6000억 원 규모의 반포재건축 사업에 집중할 때다. 어찌 보면 강력한 경쟁상대가 존재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반포재건축 조합과 함께 공동 시행사로 이름을 올리는 만큼, 단순 시공이 아닌 전체 사업의 성패도 현대건설의 손에 달렸다.
우선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도록 연내 반포재건축 조합이 서초구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고 관리처분 인가 신청까지 마쳐야 한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민 이주 및 철거도 진행해야 한다. 사업 추진 속도가 붙을 때마다 사업비와 이주비, 중도금 등도 마련해야 한다. 대출받는 주체는 반포재건축 조합이지만 신용등급 높은 현대건설의 지급보증과 신용공여가 필수적이다.
개인적으로는 현대건설이 GS건설에 표를 던진 886명의 조합원들도 품을 수 있는 통 큰 시공사가 되기를 바란다. 반포재건축 현장에서 만나본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생긴 앙금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고 얘기한다. 수십 년을 사이좋게 지내던 이웃들 중에서도 등을 돌린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반포재건축 수주 경쟁이 마치 재개발 현장 못지않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자조섞인 얘기도 흘어나왔다.
GS건설 손을 들어준 조합원들의 의견도 경청하길 바란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변변한 시공 실적이 없는 현대건설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현대건설의 모델하우스를 다녀온 뒤 설계나 수납공간 등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준비기간이 3개월 밖에 안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만 모두 현대건설이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사안들이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조합원 투표가 끝난 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큰 절을 올리며 사업 성공을 다짐하던 모습이 선하다. 투표 종료 후 환호성을 지르며 눈물짓던 조합원들도 있었다. 기쁨은 오래 가지 않는다. 현대건설은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데 주력해야 한다. 현대건설이 약속한대로 2022년 4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 발생하는 대여금 1조 9783억 원에 대한 이자를 조합원들이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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