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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2600억 회사채 '전액' 현금상환 2조 수준 이익잉여금 활용키로…무차입기조, 시장성 조달 소극적 행보

강우석 기자공개 2018-01-12 15:39:0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1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AA+, 안정적)이 만기가 임박한 공모 회사채를 전액 현금으로 상환한다. 이익잉여금만 2조 원에 달해 상환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은 2015년을 끝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만기를 앞둔 2600억 원 공모채를 전액 현금으로 갚을 예정이다. 별도의 시장성 조달 없이 자체 현금으로 상환키로 했다. LG생활건강은 오는 15일과 다음달 6일 각각 2100억 원, 500억 원 어치 공모채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금상환을 결정한 건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LG생활건강의 현금성자산은 2338억 원에 불과하지만, 이익잉여금은 2조 1646억 원에 달한다. 2013년 이후 화장품 부문 수익성이 급증한 덕분이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2013년 1조 7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2000억 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현금창출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3분기까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8535억 원으로 2013년과 2014년, 2015년 한 해 분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LG생활건강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차입부담은 창립 이래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부채비율은 56.1%로 2013년 말(132.8%), 2014년 말(124.1%) 대비 절반 넘게 낮아졌다. 무차입기조를 지향하며 최근 3년 여동안 연평균 20%포인트씩 부채비율을 낮춰왔다.

회사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있다. LG생활건강은 2015년 이후 시장성 조달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 해 차환용 물량 회사채 1500억 원 어치를 3년물(500억 원), 5년물(1000억 원)로 나눠 발행한 바 있다. 앞선 2013년(5000억 원)과 2014년(3300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회사채 발행액을 줄이며 차입기조가 바뀌었음을 시장에 알렸다.

IB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부문을 바탕으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라며 "대규모 투자가 없는 한 당분간 회사채 발행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LG생활건강의 신용등급은 'AA+, 안정적'이다. 생활용품과 음료부문 점유율이 안정적이고 화장품부문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초우량 평가를 받았다. 우수한 현금창출력과 높은 대외신인도도 갖추고 있어 디폴트 위험은 당분간 낮을 것이라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진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여력이 충분해서 외부조달없이 자기자본으로 상환키로 한 것"이라며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되고 대형 인수및합병(M&A) 투자 건이 없어 재무부담이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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