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가상화폐 규제 논란 '예의주시' 연기금 등 LP, VC 거래소 투자현황 파악...'출자 적정성' 부담
정강훈 기자공개 2018-01-17 08:03:23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2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화폐 논란이 심화되면서 거래소 등 관련 사업에 간접 투자한 기관 출자자(LP)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로 규정할 경우 공적자금으로 여기에 일조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투자를 주도한 벤처캐피탈들은 난처한 입장이 됐다.12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출자기관들은 자조합 위탁운용사(GP)들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투자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다수의 벤처캐피탈들은 펀드를 통해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두나무(업비트), 코빗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구주 매각을 통해 큰 투자차익을 거둔 펀드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한 펀드에는 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KDB산업은행, 국민연금 등 기관이 출자했다. 사실상 벤처캐피탈 시장에 있는 LP 대부분이 펀드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이들 기관이 주도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 투자 심사는 업무집행조합원(GP)이 자율적·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투자에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원칙적으로는 LP가 반대해서는 안 된다.
한편 거래소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통신판매업종으로 등록돼있다. 일종의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이기 때문에 인허가 등 특별한 규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영업을 해왔다. 거래소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아직 가상화폐에 대한 법률적 정의와 규제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가상화폐 관련 사업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을 뿐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서자 LP들은 거래소 투자 현황을 파악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로 정의하고 거래소를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거래소에 간접 투자한 LP들의 경우 난처한 상황이 된다.
투자를 주도한 벤처캐피탈들도 입장이 곤란해졌다. 신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벤처투자의 특성상 아직 관련 제도가 미비된 업종에 진출하는 사례는 적지 않았다. 카풀앱이나 P2P 대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벤처캐피탈은 가상화폐 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국내외 금융권에서도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자 가상화폐 산업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투자 심사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LP들이 예민하게 반응해 답답한 심정"이라며 "아직 정부 기조가 확실하지 않아 지금으로선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